부시 "北 휴전선무기 뒤로 물려야"

  • 입력 2002년 2월 16일 17시 59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6일(한국시간) “북한이 북-미관계 진전을 위해 대화를 원한다면 (휴전선에 배치된) 재래식 군비를 후방으로 물리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일본 한국 중국 등 동북아 3개국 순방에 앞서 이날 백악관에서 일본 아사히신문, 중국 신화통신 등 아시아국가 언론(신문)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대규모 병력으로 우리의 우방과 미군을 겨냥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에 어떤 조건도 없으나 북한이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고 이에 대한 투명한 검증이 이뤄진다면 무역 상업 교류 등에서 모든 혜택을 제공해 북한이 국제사회에 진입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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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북한이 보다 투명해지고,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중단할 때까지 나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I can only assume the worst)”면서 “평화를 향해 광범위한 연대를 계속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대한 나의 우려를 정중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밖에 한반도의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방안들도 논의함으로써 북한이 인도주의적 목적에 써야할 돈을 군사비에 쓰지 않도록 하는 데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회견 내내 자신은 “자유를 지지하는 사람들(한국민)의 편에 굳건히 설 것”이라고 강조하고 북한에 대해선 △주민들이 굶주림에 죽어가고 있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하며 △부당하게 감금당하고 있는 나라라고 말해 부정적인 대북 인식을 다시 드러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가진 한국 KBS, 일본 NHK방송 등 방송과의 회견에서는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전폭 지지하지만 환상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그러나 “햇볕정책이 실행되면 북한 사회가 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햇볕정책과 엄격한 미국의 상호주의 정책이 병립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햇볕정책의 핵심은 가족들이 만난다는 것이며 평화는 보통 사람들이 만나고 교류하는 것으로 미국은 이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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