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재경부 업무보고서 경고 "선거관여하려면 사표써라"

  • 입력 2002년 2월 4일 19시 03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4일 재정경제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선거에 관여할 공무원들은 사표를 쓰고 나가서 하도록 엄격하게 정리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대통령이 여당의 총재를 그만둔 것도 국정에 전념하고 선거에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 그런 것이다”며 “이 점에서 정부는 절대로 선거에 영향을 받지 않고, 또 부하직원들도 선거에 관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이 공무원의 선거관여 금지를 지시한 것은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처럼 “관여할 사람은 사표를 쓰고 나가라”는 식으로 경고까지 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최근 공직사회 일각의 기강해이 현상을 지적한 것이라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설명.

이번 개각에서 일부 인사들이 특정 직책을 고사한 것도 정권 임기말에 따른 권력 누수와 무관치 않으며, 암암리에 특정 대권주자에 줄대기하는 공무원들이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른 정치권으로의 정보 누수에 대해서도 청와대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김 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박지원(朴智元) 대통령정책특보의 기용 이후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청와대의 정치개입’ 시비에 대한 응답의 성격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승모 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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