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하루앞둔 표정]"무슨 말 꺼낼까" 각 최고진영 고심

  • 입력 2001년 11월 6일 18시 51분


7일 청와대에서 열릴 예정인 지도부 간담회를 앞두고 민주당의 각 최고위원 진영은 6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뭘 어떻게 말할지에 대한 내부 의견을 집약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은 지도부 간담회에서 비상과도체제를 하루빨리 구성해 당내 모든 현안이 공식기구에서 논의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어차피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비롯한 정치 일정에 대한 완전한 합의가 불가능한 만큼 당총재인 김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한화갑(韓和甲)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은 “인적 쇄신 없는 정치 일정 논의는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것”이란 점을 분명히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한 최고위원은 4, 5일 이틀간 부산에 머물면서 종교계와 학계 인사 등으로부터 여론을 수렴한 끝에 ‘획기적인 쇄신 없이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되돌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도 6일 “그동안 중심적 역할을 해온 사람들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특정인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대철(鄭大哲)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 등은 당내 민주화를 위한 시스템 개선 등 포괄적인 정치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최고위원측은 “당정쇄신도 필요하지만 정치 민주화와 정당 민주화를 이뤄내는 것이 단지 사람 몇 명을 바꾸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특히 주목되는 인물은 노무현(盧武鉉) 최고위원. 그는 그동안 자신의 개혁 성향과는 어울리지 않게 다소 어정쩡한 입장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듣고 있어 간담회에서 어떤 입장을 표명할 것인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노 최고위원은 참모들로부터 간담회 관련 리포트를 제출받아 검토하는 등 상당한 준비를 하고 있으나 보좌진들에게는 “언론에 어떤 코멘트도 하지 말라”며 입 단속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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