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與내분 추이 촉각]‘집권대안세력’ 차별화 속 ‘역풍’ 경

  • 입력 2001년 10월 31일 19시 09분


10·25 재·보선 이후 촉발된 여권의 내부갈등을 보는 한나라당의 시각은 자못 복합적이다.

기본적으로 현재의 여권 내분사태에 대해 한나라당측은 97년 신한국당의 대선후보 경선 때처럼 쉽게 수습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권이 분열되는 최악의 상황이 빚어질 경우 대선예비후보의 이탈 등으로 오히려 예기치 못한 정계개편이 촉발돼 한나라당에 거꾸로 역풍이 불어닥칠 수도 있다는 경계론도 대두하고 있다.

따라서 한나라당 내에서는 ‘강 건너 불’을 즐기는 안이한 자세나 여권의 내분사태에 기름을 붓는 부정적인 전술보다는 정치상황의 여러 변화가능성에 대비하면서 ‘수권능력’을 국민에게 보여줌으로써 차근차근 득점을 쌓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나라당의 표면적인 자세는 일단 대응자제 쪽에 무게가 쏠려 있다. 31일 내놓은 당의 공식 논평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즉각 국정쇄신을 단행하고 부도덕한 정치인 등 인적청산작업에 나서라”는 원론적인 것이었다.

이재오(李在五) 총무도 “여권이 재·보선 패배를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내부 권력투쟁으로 비화시켜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집권여당의 자세가 아닌 만큼 즉각 내부 투쟁을 중단하고 집권당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야 한다”고 점잖게 ‘충고’했다.

이런 신중한 흐름의 저류에는 ‘대세론 확산’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굳히기 위해서는 당분간 대여공세에 치중하는 것보다 포지티브(긍정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하순봉(河舜鳳) 부총재는 “여야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인 만큼 집권당이 하루빨리 안정돼야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우리 나름대로 민생과 경제를 챙기면서 여당에 여유를 되찾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핵심당직자는 “여권의 내부갈등이 우리에게 불리할 게 없다”면서도 “지금 여당과 차별화하는 방안은 철저하게 포지티브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국민의 안정희구심리를 껴안아 집권대안세력으로 안착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향후 대여 공세 역시 내년 대선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수적인 △검찰 경찰의 중립화 △선심성예산 편성 저지 △방송 중립화 등 몇 가지 사항을 제외하고는 자제해야 한다”며 “그 외에 경제 민생 외교 안보 분야는 주도적인 협력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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