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라는 채찍으로 알겠다" 안장관 사퇴공세 받아넘겨

  • 입력 2001년 9월 26일 18시 40분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7급 공채시험과 행정고시를 거쳐 이 자리까지 온 데에는 내 인생의 파노라마가 담겨 있다. 만약 내가 부정을 저질렀다면 여기에까지 올 수 있었겠느냐.” 안정남(安正男) 건설교통부장관은 26일 국회 건설교통위 국감에서 자신에게 쏟아진 각종 의혹을 반박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97년 국세청 직세국장 당시의 수뢰의혹을 해명하면서는 “당시 승진 1순위였으나 그 때문에 온갖 소문에 시달렸고 한(恨)이 쌓였다. 그 때 병원에 입원까지 했고, 명예퇴직을 3번이나 간청하기도 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김영삼(金泳三) 정부 때에도 거칠 것은 다 거쳤다”고 말했다.

둘째동생과 관련된 S주류상사의 매출액 급증 의혹과 관련해서는 “그 동생 나이가 54세다. 그런 동생에게 아무 것도 못하게 하고 내가 돈을 대주면서 살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또 첫째동생이 연루된 무안국제공항 골재납품 수주의혹에 대해선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너는 어떻게 해서 형을 궁지에 몰리게 하느냐’고 했더니 (동생이) ‘그런 문제까지 형님하고 상의해야 합니까’라고 말하더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처럼 의혹에 휩싸이면 장관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사퇴 공세에 “더 잘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받아넘겼다.

그래도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계속되자 그는 “내가 부덕해서 그런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종전의 뻣뻣하던 답변 태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는 평을 들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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