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가안전보장회의 긴급소집…美 동시다발 테러

  • 입력 2001년 9월 12일 04시 52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미국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연쇄 테러 사건과 관련해 12일 오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전군과 경찰에 비상경계령을 내렸다. 정부는 국민에게 당분간 미국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통령이 직접 주재할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는 이번 사건의 원인과 한미 및 북-미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하고, 안보태세 강화 지시를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미 국민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하는 전문을 보냈다고 박준영(朴晙瑩)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밝혔다.

박 수석은 논평을 통해 “한국 정부와 국민은 이번 테러 참사에 대해 충격과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오늘은 평화를 사랑하는 전세계인들에게 매우 불행한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김 대통령과 한국 정부는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면서 “김 대통령은 어떤 동기에서든 폭력은 절대 용납돼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통상부는 11일 밤 최성홍(崔成泓) 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대책반을 구성하는 한편 워싱턴의 주미 대사관과 주뉴욕 총영사관에 긴급훈령을 보내 사태 파악과 함께 교민 안전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정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세계무역센터에 들어 있는 한국기관과 기업은 지방자치단체 국제화재단(행정자치부 서울시 경기도), LG증권, LG화재보험, 한국투자신탁, 대한투자신탁증권, 동원증권, 현대증권 등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 등과 전화가 불통돼 상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아직 교민 피해도 접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총회 의장 수임을 위해 뉴욕에 머물고 있는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과 수행원들은 유엔대표부와 함께 비상근무에 들어갔으며, 11일(미국시간) 열릴 예정이던 유엔총회는 일단 하루 연기됐다고 유엔대표부 관계자들이 전했다.

정부는 이에 앞서 대변인 성명을 발표해 테러공격을 강력히 규탄하고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시하는 한편 재난극복을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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