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한화갑 한광옥 김원기 각축…당정개편 어떻게 될까

  • 입력 2001년 9월 6일 17시 36분


당정개편의 핵심인 총리, 청와대 비서실장, 당 대표 등 이른바 빅3 인선을 둘러싸고 여권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면에서는 여권 인사들간의 치열한 힘겨루기도 느껴진다. 여기에 이한동(李漢東)총리의 총리직 잔류까지 겹쳐 양상은 더 복잡해졌다.

▽총리= 이 총리의 유임에 대해 당내 반발이 만만치않다. 당쪽에서는 빅 3 모두를 교체하는 명실상부한 면모일신 의 계기가 돼야한다는 주장이 터져나오고 있다.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국민의 정부와 우리 당의 정체성을 국민들이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이 총리가 유임됨으로써 나머지 자민련 출신 장관들의 운명도 관심거리지만 여권 핵심부의 의중은 자민련 출신 각료 정리 쪽으로 이미 가닥이 잡혀있다.따라서 건교,해양수산부 장관 등의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한갑수(韓甲洙) 농림부장관은 비록 자민련이 천거했지만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유임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내 입각 후보로는 정균환(鄭均桓) 이윤수(李允洙) 김근태(金槿泰) 정세균(丁世均) 유용태(劉容泰) 김영진(金泳鎭)의원과 유인태(柳仁泰) 전 의원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의 통일부장관 기용설도 나돈다.

▽당 대표= 청와대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과 한화갑(韓和甲) 김원기(金元基)최고위원간에 치열한 3파전이 전개되고 있다. 일단 공은 한 최고위원에게 넘어가 있는 상태다. 청와대측은 한 최고위원이 대표나 경선 출마 중에 하나를 택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

한 최고위원은 5일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을 만났고, 청와대의 의중을 확인한 권 전 최고위원도 한 최고위원에게 비슷한 얘기를 했다는 것. 하지만 한 최고위원 진영의 분위기는 대표도 경선 출마도 포기할 순 없다 는 쪽이 우세하다.

한 실장도 유력한 대표 후보 중 한 사람이나 비서실장이 곧 바로 당 대표가 될 경우 청와대에 대한 당의 종속성이 심화된다 는 당내 분위기가 걸림돌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 두 사람의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두 한(韓)씨간의 경쟁이 가열될 경우 화합형 인 김 최고위원이 낙점될 가능성도 있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과 조세형(趙世衡) 전 총재권한대행도 대안으로 꼽힌다.

▽청와대 비서실장=박지원(朴智元)정책기획수석의 기용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한 실장의 대표 낙점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실장이나 한 최고위원, 박 수석이 모두 동교동계 핵심이라는 점에서 당·청을 동교동 일색 으로 꾸리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에 동교동계 대표가 취임할 경우 비서실장은 무색무취의 실무형이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당 밖에서는 김종인(金鍾仁) 전 청와대 경제수석, 조승형(趙昇衡)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당 안에서는 조세형 전 대행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김원기 최고위원이 대표가 될 경우에는 동교동계 비서실장 낙점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내각= 경제팀 수장(首長)인 진념(陳稔) 경제부총리는 유임설이 지배적. 정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막판 변수가 있긴 하겠지만 경제각료의 세 축인 진 부총리와 전윤철(田允喆) 기획예산처장관,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번 개각과는 무관한 것 같다 고 전언.

이남기(李南基)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위의 언론사 조사 과정에서의 물의와 임기에 대한 적법성 논란이 교체요인으로 꼽힌다. 양승택(梁承澤) 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실국장 인사에서 호남 출신 중간간부들과 마찰을 빚은 뒤 갑자기 경질설이 나오고 있다.

양 장관이 경질될 경우 후임으로는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김효석(金孝錫) 의원과 이계철(李啓徹) 전 한국통신 사장등이 거명된다.

새 건교부 장관에는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포상 차원에서 안정남(安正男) 국세청장이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의 청와대 재진입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문화관광부 내부에서는 김 장관이 이번에는 일단 유임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 한 관계자는 6일 현재 김장관이 교체에 관한 이야기를 전혀 전달받지 않은 것으로 안다 고 귀띔.

그러나 김 장관이 구로을 재선에 나가거나 박준영(朴晙營)청와대 대변인과 자리를 맞바꿀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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