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수로 내달 본공사 시작

  • 입력 2001년 8월 2일 18시 26분


대북 경수로사업 시공자인 한국전력공사가 다음달 중순부터 함경남도 신포·금호지구 현장에서 기초 굴착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97년 8월 시작된 부지 정리작업을 4년만에 끝내고 본격적인 경수로 건설공사에 착수하는 것으로, 미국 공화당 일각의 제네바 합의 수정과 화력발전소 대체 주장에도 불구하고 경수로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 당국자는 2일 이같이 밝히고 “북측은 경수로 건설 허가를 위한 최종 절차로 사업주체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7월24일부터 사흘간 평안북도 향산에서 전문가회의를 갖고 예비안정성분석보고서(PSAR)와 환경영향평가보고서(ER) 등에 대한 협의를 거쳤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기초 굴착공사는 경수로를 본격 건설하는 첫 단계에 해당된다”며 “이 공사는 경수로 2기가 들어서는 자리에 30m 깊이의 땅을 판 뒤 암반에 경수로의 기초를 다지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초 굴착공사는 올해 말까지 마칠 계획이며 내년부터는 경수로 주변 장비 인도 및 발전 관련 시설 공사를 하게 된다”며 “경수로 완공은 당초 2008년으로 예정돼 있으나 북측이 원자로와 터빈 등 핵심 부품 인도 전에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사찰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신포·금호지구의 경수로건설 공사 인력은 △남측 682명 △우즈베키스탄 331명 △북한 96명 △기타 22명 등 모두 1131명이며, 다음달부터 공사가 본격화하면 인력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KEDO측은 앞으로 경수로를 운영하게 될 북측 인력의 교육을 위한 강의실, 훈련실, 작업실, 전범위 모의제어반(simulator) 건설도 진행 중이며, 강의실 등 일부 시설은 곧 완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측간 훈련의정서에 따라 주계약(TKC·2000년3월) 발효 뒤 18개월부터 실시키로 합의했던 북측 운영 요원 529명에 대한 훈련은 KEDO와 북측간의 실무 협의가 끝나지 않아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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