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曲學阿世 논쟁' 2라운드…역사관 놓고 또 설전

  • 입력 2001년 7월 25일 18시 43분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과 소설가 이문열(李文烈)씨간의 ‘곡학아세(曲學阿世)’ 논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두 사람간의 논전은 2일 ‘신문없는 정부 원하나’라는 ‘조선일보’ 기고문을 통해 이씨가 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를 비판하고 나서자 추 의원이 “일부 신문의 지면으로 성장한 지식인의 곡학아세”라고 비난함으로써 비롯됐다.

2라운드의 포문도 추 의원이 열었다. 추 의원은 24일자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씨가 93년 3월7일자 조선일보 대담에서 ‘일제의 대동아공영권의 실패에 대해 애석함을 금치 못하겠다’는 수치스러운 말을 하기도 했다”고 이씨의 역사관을 문제삼았다.

이에 이씨는 25일 반박문을 통해 “추 의원은 정치를 잘못 배웠다. 정치에서 질 나쁜 기술부터 먼저 배워 휘두르느냐”고 비난했다. 93년 대담의 요지는 유럽공동체 북미공동체 등 경제블록화가 이뤄지는데 동북아에도 공동번영을 위한 권역 형성이 필요하다는 것이었고, ‘애석하다’는 것은 그 원형이 될 수도 있는 대동아공영권이 일본 등 강대국의 침략주의로 실패했다는 점을 지적한 얘기라는 게 이씨의 반박.

추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추 의원은 “이씨의 글에서는 역사와 정의를 찾을 수 없다. 이씨가 침략과 정신대 동원을 정당화하기 위한 일제의 표어인 대동아공영권을 경제블록과 연결시킨 것은 어이없는 일이다”고 재공박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달을 가리켰는데 왜 손가락 끝을 쳐다보는지 모르겠다. 정중하고 진지하게 충고를 보냈어도 자중할 줄 모르니 더 이상의 논의는 단념할 수밖에 없다. 정말 인간적으로 추 의원과 한국정치의 앞날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