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에라誌 르포]北 카지노 중국졸부 붐빈다

  • 입력 2001년 6월 18일 18시 29분


북한의 나진 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에 있는 카지노가 중국인 졸부로 붐비고 있다고 일본 시사주간지 아에라가 전했다.

카지노는 지난해 11월 나진 선봉에 들어선 엠퍼러호텔 내에 있다. 다음은 일본 경제시찰단과 함께 방북한 취재기자가 카지노를 둘러보고 최근호에 쓴 기사를 요약한 것이다.

초호화급 엠퍼러호텔의 카지노 손님은 거의 대부분 베이징 등 중국 북동지역에서 온 부자들. 중국은 카지노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남부 부자들은 주로 홍콩의 카지노를 이용해왔다. 지난해 홍콩의 엠퍼러그룹이 1억8000만달러를 들여 나진 선봉에 호텔을 짓고 카지노업소를 개장하자 중국 동북부 지방 부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카지노 안에는 중국인들이 자욱한 담배연기 속에서 블랙잭이나 바카라 등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카지노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중국 위안화. 거리의 어린이들까지도 위안화를 달라고 구걸하는 것으로 보아 이 지역 전체에서 위안화가 통용되는 것으로 보였다.

카지노는 24시간 내내 영업하며 딜러는 중국 옌볜 조선족 여성 또는 중국인만 할 수 있다. 카지노 밖 가라오케의 술집 여종업원도 중국인이나 러시아인뿐. 호텔 전체 종업원 500여명 중 북한인은 200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청소 등 허드렛일이나 사무관리직만을 맡고 있으며 월급은 중국인 종업원의 4분의 1 수준인 200∼300위안선. 북한인들은 월급이 적었지만 일행이 건네는 팁은 한사코 거절했다.

호텔은 숙박료보다 카지노 수입으로 운영된다. 호텔에는 수영장 체력단련장 등 호화시설이 있지만 카지노에 빠져 지내는 손님이 대부분이라 이용객은 거의 없다. 호텔 내에서는 NHK, CNN 등 해외 위성방송이나 중국의 방송도 볼 수 있다.

카지노는 24시간 영업으로 한밤중에도 불야성을 이루지만 호텔 밖은 ‘암흑’이다. 이 지역은 91년 경제특구로 지정됐지만 외국기업의 투자는 엠퍼러호텔 이외에 소규모 호텔건설 몇 건이 고작이다. 한 태국 기업이 8월말 통신센터를 완공하지만 이를 이용할 외국기업들이 거의 없어 전망이 불확실하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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