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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15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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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정책 검토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부시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대북 화해노력과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미국이 대북 포용을 재개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새 행정부가 대북 정책을 검토 중이었기 때문에 대화를 재개할 준비를 갖추지 못했었다. 우리는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작업이 끝나면 우리가 정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것이다.”
-유럽연합(EU)의 북한과의 수교 결정에 대한 장관의 생각은….
“전적으로 EU가 결정할 사안이다. EU의 대북 수교결정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말할 것이 없다. 그동안 EU의 동료들로부터 북한과의 대화에 관한 보고를 꾸준히 받아왔다. 그들이 내릴 선택의 문제이다.”
-최근 미사일방어(MD) 체제를 설명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미국 대표단에 대해 러시아측의 반응이 상당히 냉정했다고 하던데….
“러시아는 여전히 미국의 MD체제 구축에 부정적이지만 계속 대화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의견을 들어가며 MD를 추진할 것이다. 우리는 러시아를 상대로 국제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72년 체결된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설득할 것이다. 나는 18일 미국에서 열릴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도 ABM 협정을 개정하거나 새 협정으로 대체하는 문제에 대해 협의할 것이다. 미국이 러시아에 말하고자 하는 점은 어떻게 새 전략틀로 옮겨갈 수 있느냐는 것이며 ‘틀’에 그칠 수도 있고 새 조약이 될 수도 있다. 가능한 한 빨리 미-러 정상이 만나 안보문제에 대해 협의할 수 있도록 매일 이바노프 장관과 접촉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전망은….
“지금 (미국 정찰기 반환을 위해) 중국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향후 수일 내에 양측이 모두 만족할만한 해결책을 마련해 정찰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달 하순 중남미 순방에 나서는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의 미국 체류를 허용할 것이다. 중국은 천 총통의 미국 방문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이-팔 폭력사태가 중단되지 않고 있다.
“중동에서 폭력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양측에 폭력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스라엘이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는데 그런 공격적인 말은 도움이 안된다고 본다.”
-중국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유럽의 우방국들도 미국이 거만하게 행동한다고 느끼고 있다고 한다. 최근 유엔인권위원회 이사국 투표에서 미국이 탈락한 것도 이를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소식을 듣고 매우 화가 났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인권침해에 맞서 싸우는 데 앞장서 왔다. 하지만 이번에 배울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미 의회가 유엔 분담금 납부 유예 결정을 내렸다고 하는데 의회의 보복 조치는 대국이 취할 태도가 아니며 우리가 피해야 하는 일종의 오만한 모습이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