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손·김정일 정상회담 스케치]김위원장 메모하며 적극적

  • 입력 2001년 5월 3일 18시 38분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3일 평양을 방문중인페르손 스웨덴 총리와 회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3일 평양을 방문중인
페르손 스웨덴 총리와 회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는 방북 이틀째인 3일 오전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1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에는 유럽연합(EU)측에서 하비에르 솔라나 EU 공동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크리스 패튼 EU 대외관계담당 집행위원이, 북측에서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각각 배석했다.

김 위원장은 오전 8시58분 백화원 영빈관 회의장 밖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페르손 총리 일행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뒤 함께 회의장으로 이동했으며 회담은 9시부터 시작됐다.

▼솔직한 대화 나누고싶어▼

○…김 위원장은 회담 시작에 앞서 페르손 총리에게 “어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담화가 만족스럽게 됐다고 생각하느냐”고 관심을 표시했다.

이에 페르손 총리는 “솔직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으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오늘 김 위원장과도 그런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답했다.

페르손 총리는 이어 “오늘은 북한의 경제와 인권, 미사일 문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안건인 남북한 통일문제에 관해서도 얘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오늘 한국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도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남북한 통일과정을 지지하고 있고, 이러한 과정이 계속되기를 희망하며,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공동선언 이행문제에 관해서도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노란 서류봉투를 연 뒤 검은색 수첩 안에 들어 있던 메모장을 꺼내면서 “그러면 EU측의 의견을 먼저 들어보자”고 답하면서 회담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서방 기자단은 3일 오전 평양 시내 관광에 나서 주체사상탑, 개선문, 만수대 김일성동상, 모란봉 제1고등중학교 등을 방문했다. 당초 협동농장과 공작기업소 등을 방문하려던 일정이 바뀌면서 관광을 하게 된 서방기자단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북한 시내를 옮겨다니며 평양시민들의 일상생활을 취재.

모란봉 제1고등중학교에서는 외국어학습실, 생물실험실, 과학실험실, 컴퓨터교실, 체육관, 공연장 등을 차례로 둘러보았고 학생들과 인터뷰도 했다.

외국어학습실에서 만난 이 학교 3학년생 주철훈군(12)은 “영어와 일본어, 러시아어를 열심히 공부해 과학자가 되고 싶다”면서 “영어 공부하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평양〓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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