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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23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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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혼란〓김대표에 대한 신임 여부를 묻는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대의원 투표는 오후 3시에 시작됐다.
그러나 3시40분경 김대표에 반대하는 일부 지구당위원장들이 “김대표 지지로 알려진 경북 고령―성주 지구당(위원장 최도열) 소속 대의원 임모씨 명의로 대리투표를 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며 단상을 점거, 몸싸움을 벌이면서 투표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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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반(反) 김대표측 위원장들은 “(김대표가) 당을 팔아먹으면서 더러운 부정투표까지 시도했다”며 투표중단을 요구했고 이에 맞서 김대표를 지지하는 주류측 대의원들은 “당장 내려와”라고 고함을 지르다가 몸싸움과 멱살잡이를 벌였다.
투표 계속 여부를 놓고 5시간 동안 대치와 충돌을 거듭한 끝에 김동수(金東洙) 전당대회의장대행은 오후 8시40분경 “이런 상황에서는 더 이상 투표가 불가능하다”며 “27일 처음부터 다시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앞서 이기택(李基澤) 장기표(張琪杓) 최고위원 등은 발언에 나서 “연정은 김대중(金大中) 정권을 위해 당을 팔아먹는 행위”라며 김대표의 퇴진을 요구했고 찬성측 대의원들은 “연정이야말로 바람 앞에 사라질 당을 구하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3당 연합의 앞날〓민국당이 김대표의 연정참여 구상을 당론으로 확정하는 데 실패함에 따라 그동안 3당 지도부간에 논의돼온 3당 연합구상은 일단 큰 타격을 받게 됐다.
그러나 김대표측은 “고의적으로 투표를 무산시키려는 음모에 발목이 잡힐 수 없다”며 연정추진을 계속할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민국당의 존립요건이 되고 있는 한승수(韓昇洙) 강숙자(姜淑子) 두 현역의원이 김대표의 연정 참여를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여권 3당’은 앞으로 민국당 내분 사태에도 불구하고 내주로 예고된 개각에서 한의원의 외교통상부장관 입각 등 내각공조와 3당 지도부가 참여하는 국정협의회 구성 등 정책공조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파 최고위원들의 진로〓일부 최고위원들은 ‘부정투표’의 배후로 김대표를 지목하고 김대표의 퇴진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탈당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이기택 신상우(辛相佑) 장기표 허화평(許和平) 김동주(金東周) 최고위원 등 ‘김윤환대표 퇴진 추진위원회’ 인사들은 이날 대회 직후 시내 모처에서 별도의 모임을 갖고 27일 투표속개 효력도 인정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현(金相賢) 최고위원은 이날 대회에 불참했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