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실명 전환하지 않은 차명계좌서 DJ비자금 발견"

  • 입력 2001년 1월 11일 17시 11분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은 11일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6개월이 지나도 실명전환하지 않는 차명계좌의 뭉칫돈이 있어서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대중(金大中)씨의 비자금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이 "김영삼 정권하에서 5년동안 끈질기게 조사했지만 김대통령의 비자금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고 주장한데 대해 "나는 정치보복을 하는 사람이 아니며, 정치자금을 수사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전대통령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이 전했다.

박의원은 "차명계좌의 뭉칫돈은 김전대통령이 파악하고 있는 여러 가지 'DJ 비자금' 자료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의원은 이어 "당시 지원된 자금이 김전대통령의 통치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당시는 정치자금법 개정 이전이어서 (당에서) 관행에 따라 익명으로 받은 것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김전대통령은 또 "당의 부총재까지 체포영장이 발부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지도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전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칼국수집에서 민주당 정대철(鄭大哲)최고위원, 민국당 김상현(金相賢) 최고위원과 만찬을 함께 하며 정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편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이날 총재단회의 브리핑에서 "김 전대통령은 자꾸만 엄포만 놓을 게 아니라 이제 (김대통령과 관련해) 갖고 있는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김 전대통령이 대변인인 박종웅의원을 통해 공식적으로 밝힌만큼 국민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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