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 추가 꿔주기' 맹비난

  • 입력 2001년 1월 10일 18시 06분


한나라당은 10일 ‘의원 추가 꿔주기’ 사태와 관련, “DJP회동 이면계약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분노와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수원 규탄대회장으로 향하던 버스 안에서 라디오로 이 소식을 듣고 이내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주진우(朱鎭旴)총재비서실장은 “이총재가 별다른 말씀은 하지 않았지만 한마디로 ‘기가 막힌다’는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당내 국정위기비상대책위원장인 하순봉(河舜鳳)부총재도 수원 규탄대회에서 “사람이 살다보면 쌀도 자동차도 빌려주지만 대명천지에 의원 빌려주는 건 이 나라밖에 없다”며 “도깨비장난도 아니고 국회를 금배지 암거래 시장으로 만드는 해괴한 작태가 정치권에서 거푸 벌어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긴급 당3역회의와 국가비상대책위 회의를 열어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사건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창화(鄭昌和)총무는 당3역회의에 앞서 “한번 순결을 잃은 사람은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더니 정부 여당이 염치도 없이 막나가고 있다”며 “비난여론에 귀를 막은 정부 여당이 이러고도 ‘정도의 정치’를 말할 수 있느냐”고 흥분했다.

‘의원 추가 꿔주기’를 비난하는 성명도 잇따랐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대통령 제 정신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장재식(張在植)의원 2차 임대극은 이미 대통령이 체면이고 국민 비난이고 개의치 않겠다는 국정포기 선언을 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국정쇄신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루 앞두고 이런 일을 하는 대통령의 정신상태를 의심치 않을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권대변인은 이어 “(정부 여당이) 국민과 국가의 운명은 다 팽개치고 정계개편과 정권재창출 욕심에 눈이 멀었다”며 “이제 이 나라는 DJP의 나눠먹기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도 성명에서 “양당간 ‘인수합병’이 여의치 않자 ‘내부자 불법거래’로 방향을 돌린 것”이라며 “(양당이) 본격적인 장기독재 플랜을 가동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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