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수조정 막판 신경전…세부항목 증감 의견차이 커

  • 입력 2000년 12월 24일 19시 02분


여야는 24일 새벽 새해 예산안을 8000억원 순삭감하는 총론에는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각론인 세부항목별 삭감 규모를 놓고 25일 새벽까지 격론을 벌였다.

순삭감규모는 8000억원이지만 농어가부채경감과 실업대책, 중소기업지원, 사회간접자본투자 등에 2조원을 새로 증액키로 해 당초 정부 예산안에서 실제로 덜어내야 할 액수는 무려 2조8000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새해 예산안 주요 내용
구 분여야 협의 결과
농어가부채경감*6600억원 증액
중소기업지원민주당 500억원, 한나라당 1000억원 증액
대도시 저소득층 생활환경 개선*2000억원 증액
공공근로사업비민주당 1000억원 증액, 한나라당 2000억원 삭감
사회간접자본(SOC)투자민주당 4500억원 증액, 한나라당 5000억원 증액
남북경협기금민주당 1500억원 삭감, 한나라당 구체내용공개 요구
새만금사업 등 호남 지역 국책사업민주당 정부안 유지, 한나라당 대폭 삭감
제2건국위민주당 정부안 유지, 한나라당 전액 삭감

한나라당이 24일 오후 늦게 2조6417억원의 구체적인 삭감내용을 내놓은 데다 계수조정작업을 맡은 기획예산처는 25일 새벽에야 가까스로 1차 조정시안을 제시했다.

기획예산처는 2조7000억원에 이르는 예비비를 1조원 가량 깎고, 다른 일반사업비에서 조금씩 예산을 줄여 2조8000억원의 삭감재원을 충당하자는 조정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적어도 몇 가지 항목에 있어서 만큼은 반드시 예산삭감을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삭감 리스트’에서 남북협력기금, 새만금사업, 전주신공항, 호남고속철, 호남선전철화사업, 제2건국위 예산, 국가정보원 예산 등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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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예산안 여야 합의문
- 예산안 타결 안팎

한나라당은 새만금사업 1164억원, 전주공항 50억원, 남해안관광벨트사업 210억원, 무안공항 230억원 등 7개 국책사업에서 총 2864억원을 삭감할 것을 주장했으나 민주당은 국책사업은 정부가 중단키로 결정하지 않는 한 예산투입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맞섰다. 여야가 증액키로 합의한 사회간접자본투자나 실업대책비도 실제 내용에서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예컨대 2025억원이 계상돼 있는 새해 공공근로사업비의 경우 민주당은 1000억원 정도 더 늘리자고 했지만 한나라당은 1000억원을 깎는 대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간접자본 투자로 돌리자고 주장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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