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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1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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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대표의 역할은….
“당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사람이면 되는 것 아니냐. 동교동이니 비동교동이니, 실세니 비실세니 구분할 필요 없다. 당의 어려움을 추스르고 단합과 난국 극복을 이끌 수 있다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대권주자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논리는 말이 안된다. 단순히 관리형으로 해서 당이 지리멸렬해지면 한나라당만 좋을 것이다. 관리형은 한나라당 논리다.”
―최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나.
“따로 만난 적은 없다. 싱가포르 동남아국가연합(ASEAN)+한중일 3국 정상회의 특별수행 때 대통령께 드리고 싶은 말씀을 다 드렸다. 2일 청와대 최고위원회의 때도 말을 많이 했다. 그때 대통령께 ‘대통령께서 왜 그렇게 당을 걱정하는지 잘 몰랐으나 당에 와서 알게 됐습니다. 역대 어느 집권당도 당내에서 지도부를 공격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한나라당은 우리가 어떤 지도부가 돼 있더라도 공격을 할 것입니다. 당이 화합할 수 있도록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힘을 실어준다는 게 무슨 말인가.
“여권이란 좀 의연하고 당당하게 국민에게 자신감을 보여줘야지, 여당의 대표가 흔들리면 국민이 불안해하고 못 견딘다는 얘기다.”
―당내 지지기반이 약해 대표로 힘들지 않겠나.
“(최고위원) 경선 3위다. 43%의 지지다. 왜 지지가 없느냐. 이 난국을 추스르고 당을 화합해갈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역대 비서실장 중에서 총재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비서실장 재직시부터 추진했던 동진정책은 어떻게 되나.
“그 말이 참 듣기 싫은 말인데…. 우리는 동진정책을 한 적이 없다. 동서화합을 하자는 것이고, 그것은 내 생각이 아니라 대통령의 생각이다.”
―원외대표는 곤란하지 않느냐.
“원내외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누가 이 어려움을 헤쳐갈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다. 그전에 이만섭(李萬燮) 조세형(趙世衡)씨도 원외였지만 잘 해냈다.”
―단합을 위한 자질을 강조했는데….
“말하는 초재선이나 말하지 않는 다선들이나 다들 문제를 얘기하는데 당에서 왜 이런 문제가 제기되는지를 잘 헤아려서 추슬러가는 자질을 말하는 것이다.”
―본인은 실세형인가 아니면 관리형인가.
“실세형이니 관리형이니 하는 것보다 일을 맡으면 당을 끌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