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새대표 김중권씨]지역화합 이미지 강점

  • 입력 2000년 12월 18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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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權魯甲)최고위원에 이은 서영훈(徐英勳)대표의 사의 표명에 따라 김중권(金重權)최고위원이 민주당의 새 대표로 확정됐다.

김최고위원은 대표 선임과 관련해 측근들에게 “21일 국회가 끝나고 22일 청와대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23일 경 윤곽이 잡히지 않겠느냐”고 말해 왔으나 18일 오후 갑자기 여권의 한 핵심인사를 만나러 가 갖가지 추측을 낳기도 했는데 이 자리에서 사실상 통보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최고위원은 지명직 최고위원 인준 권한을 가진 20일 당무회의에서 후임대표로 인선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후임대표 인선은 원내에서 김원기(金元基)상임고문, 원외에서 김최고위원이 ‘2파전’을 벌여왔다.

그러나 두 사람의 장단점이 분명하고 대조적이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여권 핵심부의 기류는 17일까지도 계속 오락가락했으나 18일 들어 김최고위원 쪽으로 무게중심이 급속히 옮겨갔다.

여권 내에서는 당 대표로서의 자질을 따질 때 다음 4가지 항목이 기준이 된다. △당의 이미지 제고 △내부 화합 △대야관계 △대통령과의 관계 등이 그것이다.

그 중 김최고위원은 이미지 제고와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출신인 김최고위원의 지역화합 이미지와 집권초기 2년간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꿰뚫고 있다는 점이 인선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김최고위원은 차기대선을 위해 뛰고 있는 ‘후보군’ 중 한 사람이라는 점이 막판까지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즉 그의 대표 기용이 다른 후보군을 자극함으로써 새로운 당내 분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

뿐만 아니라 김최고위원이 영남출신이라는 점도 당내에서는 강점이지만,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을 수도 있어 대야관계에서는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는 것.

반면 김고문은 원내라는 것이 최대 강점이었다. 대야관계에 있어서도 한나라당이나 자민련으로부터 반감(反感)을 덜 살 수 있는 원만한 스타일인 데다 김고문은 ‘차기’에 꿈이 없는 ‘관리형 대표’로서 인식돼 온 것이 강점이었다

그러나 호남출신이라는 게 결정적 약점으로 작용했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중론. 김최고위원과 김고문의 상반된 이미지와 장단점 때문에 ‘제3의 인물’ 기용 가능성도 한때 거론됐으나 당개편이 빨라지면서 더 이상 거론되지 않았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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