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퇴진론' 파장]말 없는 DJ 무슨 생각하나

  • 입력 2000년 12월 6일 18시 45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6일 민주당 지도부로부터 당무보고를 받았으나 ‘권노갑(權魯甲) 2선 퇴진’ 논란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면담 첫머리에 “나랏일에 대한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함축적인 언급을 했을 뿐이라고 박병석(朴炳錫)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상황 잘안다" 한마디만▼

그러나 김대통령은 어려운 경제상황, 국회 예산안 처리 등을 앞두고 당에서 ‘내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갈등이 빚어진 데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대체로 2선 퇴진을 주장한 정동영(鄭東泳)최고위원 측이나,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권노갑최고위원 측이나 모두 지나친 면이 있다는 양비론적 입장이다. 한 고위관계자는 “면전에서 그런 말(2선 퇴진)을 듣고 기분 나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아무리 허심탄회한 대화의 자리였다고 해도 ‘제2의 김현철(金賢哲)’이라고 말한 것은 너무 심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여러가지 해법 검토▼

그러나 그는 “권최고위원 측도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바람에 사태가 확대된 면이 있다”며 “당내 배후세력 운운하니 제3자가 보기에는 정말 심각한 내분 갈등이 있는 것으로 비칠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청와대의 입장과 주문은 “더 이상의 논쟁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우선은 피차 자제해야 한다”는 것. 한광옥(韓光玉)대통령비서실장과 남궁진(南宮鎭)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6일 양측 진영 인사들과 접촉하고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는 후문이다.청와대 내에서는 이번 기회에 ‘2선 퇴진’ 논란 자체에 대해 가부간에 근본적인 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핵심관계자는 “어쨌든 사태는 종결짓고 가야하지 않겠느냐”며 “여러 가지 해법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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