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선원 가족 北서 첫 상봉

  • 입력 2000년 12월 3일 19시 12분


87년 1월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조업하다 납북된 동진27호 선원 12명중 갑판장 강희근씨(49)가 제2차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찾은 어머니 김삼례(金三禮·73)씨와 13년만에 극적으로 만났다.

김씨 모자상봉은 납북자 가족으로서는 처음 이뤄진 것으로 그동안 진전이 없었던 487명의 납북자 문제 해결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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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이번 이산상봉 행사 첫날인 지난달 30일 아들 강씨를 고려호텔에서 만났으며, 1일 개별상봉 및 공동 오찬에서도 아들 강씨와 북한에서 재혼한 며느리 김용화씨, 손자 강현민군(13)을 만났다.

강씨는 이 자리에서 북한 체류경위 등을 묻는 북한기자들의 질문에 납치는 날조이고, 우리는 38선을 넘어 (북한)경비함에 단속됐다 며 공화국(북한)에 들어와 며칠있는 동안 무상으로 공부하고 무상으로 치료한다고 해 여기서 살기로 결심했다 고 말했다.

강씨는 현재 공업용 천을 만드는 평안북도 동림군 직물공장에서 기계수리작업을 맡고 있으며 북측으로부터 90, 94년 두차례 훈장을 받았고 두달전에 노동당에 입당했다고 밝혔다.

특히 강씨는 1일 공동 오찬장에서 북측기자 20여명이 취재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어머니 진갑상을 통일되는 날 꼭 모시겠으니 건강하십시오 라고 술을 올렸고, 김씨는 (남측 일은) 이제 꿈에서라도 다 잊어버려 라며 아들에 대한 진한 모정을 나타냈다.

한편 남북의 2차 이산가족 교환방문단은 2박3일의 일정을 마치고 3일 북한 고려항공편을 이용해 서울과 평양으로 각각 귀환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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