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스케치]"北의상-서울 '복고풍' 비슷"

  • 입력 2000년 12월 1일 19시 53분


이번 방남단의 복장은 공교롭게도 남한에서 요즘 유행하는 ‘복고풍 패션’과 비슷하게 맞아떨어져 눈길을 끌었다.

북측인사들은 대부분이 맞춰 입었다는 인상이 짙을 정도로 1차방문 때보다 좀 더 획일화된 정장과 개량한복 스타일이었다. 남성들이 착용한 중절모와 모직 소재의 더블반코트, 스리버튼 슈트 등은 최근 국내에서도 인기를 모으는 복고풍 아이템.

여성방문단원들이 많이 입은 체크무늬 목도리와 무늬가 겹치는 실크머플러 역시 단색에서 체크로 번져간 한국여성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단지 북측인사들은 어깨와 등라인을 타고 내리는 고전적 매듭법을 선택, 허리선까지 길게 내려뜨리는 ‘파시미나 숄 스타일’을 선호한 한국측 여성안내원들과 대조를 이뤘다.

북측 여성안내원 중 한명은 위쪽은 꺼지고 밑부분이 불룩하게 퍼진 구치풍의 ‘재키백 스타일’(재클린 케네디가 즐겨했던 패턴) 핸드백을 들어 시선을 끌었다. 이는 2, 3년전까지 미국과 서유럽쪽에서 큰 인기를 끌던 디자인.

장재언 북한 적십자회위원장의 불투명 회색 줄무늬 넥타이도 감색 또는 붉은색 일색의 다른 방문단원들과 달리 밝은 이미지를 주었다. 패션디자이너 이광희씨는 “전반적으로 남성 정장은 허리라인이 펑퍼짐하고 바지 끝단이 짧은 실용적 정장 스타일이었으며 여성들은 꽃무늬를 위시한 기하학적 문양으로 포인트를 주어 나름의 세련미를 더했다”며 “바디라인의 가공법은 틀리지만 최근 남한의 복고풍 유행경향과 컨셉트 자체는 비슷하다”고 평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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