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당창건일 대대적 행사…김정일 5년만에 참석

  • 입력 2000년 10월 10일 18시 45분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5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金日成)광장’에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경축 열병식 군중시위 등을 동시에 진행하는 등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김국방위원장이 당 창건행사에 등장한 것은 95년의 50주년 기념행사 이후 5년 만이다.

이날 행사에서 김영춘(金英春)군총참모장은 연설을 통해 "우리(북) 인민군대와 인민은 당의 영도를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우리 당의 사상중시 총대중시 과학기술중시 노선을 철저히 관철하여 우리식 사회주의를 끝까지 지키고 빛낼 것”이라며 "주체의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기어이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국방위원장이 이날 모습을 드러낸 것은 94년 7월 김일성주석 사망 이후 과도기적으로 운영되던 정치체제가 정상화되고, ‘김정일시대’가 정착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당 창건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군부 위주의 행사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군부가 전분야에 걸쳐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앞서 9일 열린 ‘충성의 편지 증정식’에서는 김영춘군총참모장 김일철(金鎰喆)인민무력부장 이을설(李乙雪)호위사령관 등이 당비서들에 앞서 주석단에 호명됐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당창건 55주년 행사를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빛내이자’는 슬로건 아래 역대 행사중 최대 규모로 진행했다”며 "행사에는 인민군 55개종대(1개종대는 24명×12줄) 1만5000명과 수십만명의 민간인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김영춘총참모장의 연설에는 향후 북한의 정책 방향 제시나 대외, 대남관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며 "열병식 분열에서도 무기 시위를 하지 않는 등 과거의 강성 이미지를 상당히 누그러뜨린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한편 북한 관영 매체들은 당창건 행사에 참석한 남측참관단 42명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아 북측도 남측과의 관계에 돌출 변수가 생기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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