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정치인 겨냥 '안티 사이트'논란

  • 입력 2000년 7월 24일 20시 00분


특정 정치인을 겨냥해 집중적으로 비판을 가하는 안티(Anti)사이트가 등장해 이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0일 개설된 ‘안티창’(www.antichang.wo.to)사이트가 대표적 사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에 대한 ‘비판’을 지향하는 이 사이트는 24일 현재까지 1만2000여명의 네티즌들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비판과 대안’ ‘이회창총재님께’ ‘안티 대화방’ 등 다양한 코너가 마련돼 있어 네티즌들이 이총재의 정치 스타일 등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쟁점 현안에 대해서는 찬반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이 사이트는 이총재 관련 기사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고 있으며 각 언론사 홈페이지와 직접 연결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최근에는 ‘안티창’에 이어 ‘청와대 친북세력’ 발언으로 국회 파행을 몰고 왔던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의원의 안티사이트(www.antiul.wo.to)도 개설됐다. 대여 공격수로 이름을 떨쳤던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에 대한 비판 사이트도 곧 개설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전문 사이트가 개설, 운영되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내용이 정치인에 대한 비판 위주라는 점에서 정치권은 이를 적잖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인터넷을 통한 ‘언어폭력’이 문제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사이트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려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안티사이트가 야당의원들에게 집중돼 있는 점으로 미루어 정치적 음모의 냄새가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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