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자민련]자민련 '교섭단체 꿈' 실현될까

  • 입력 2000년 7월 21일 19시 20분


‘출구’가 보이지 않던 자민련의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작업에 미약하기 짝이 없지만 기대를 걸어볼 만한 변수가 생겼다.

20일 오전까지만 해도 자민련은 “교섭단체 구성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였다. 민주당측이 24, 25일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거듭 약속했지만 자민련 의원총회에서는 “믿을 수 없다. 또다시 농락만 당할 것”이라는 소리가 비등했고 결국 표결 불참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 고위당직자는 “그런다고 되겠느냐”며 고개를 저었고, 한 재선의원은 “25일 국회법 개정이 끝내 무산되면 차라리 민주당과 합당하자고 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장섭(吳長燮)원내총무조차 “앞으로 당이 어찌될지…”라고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JP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22일 골프회동 소식이 전해지면서 “뭔가 될 수도 있겠다”는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총재가 JP와 골프까지 치는 마당에 국회법 개정안을 실력저지하겠느냐”는 것. 특히 민주당측으로부터 “한나라당도 10% 의원정수 감축에 맞춰 18석으로 낮추는 안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자민련의 좌절감은 기대로 바뀌었다.

하지만 자민련의 ‘희망’대로 국회법 개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그다지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한나라당측이 골프회동에 대해 “교섭단체 얘기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미리 못박고 있는 데다 ‘18석 완화안 긍정 검토설’도 강력히 부인하고 있기 때문.

만약 교섭단체 구성요건이 18석으로라도 완화된다면 자민련은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중앙집행위의장의 합류를 통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JP와 김의장이 17일의 골프회동에서 상당한 교감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진 것도 기대감을 부풀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