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대북사업 신중추진 지시]"첫 상봉 차분하게"

  • 입력 2000년 7월 18일 18시 50분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으로 출발하기 직전 서울에서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의 요체다. 동포애와 인도주의 정신을 잊지 말되 구체적인 대북사업은 이성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김대통령은 18일 오전 국무회의에서도 같은 내용의 말을 되풀이했다. 특히 진행중인 이산가족 상봉 등 대북정책추진과 관련해 “신중하고 차분하게, 부작용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김대통령은 “우리가 안정적으로 차분히 질서 있게 추진해가는 것이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고 남북이 서로 안심하고 살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번에 남북에서 100명씩 만나지만 나머지 못만나는 사람들은 얼마나 안타깝겠느냐”며 “그 사람들이 앞으로 만나도록 하려면 첫 상봉이 조심스럽고 지혜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앞으로 당국자회담 등에 있어서도 들떠서도 안되고 요란스러워서도 안된다”면서 “교류확대를 위해서는 남쪽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놓고 생각해야 하고, 하나 하나 착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이 이처럼 남북문제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새삼 강조한 것은 평양 정상회담 이후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서 잇따르고 있는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남북관계가 순조롭게 풀릴 수 있도록 하려면 범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돼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를 위해서는 먼저 정부가 차분하고 신중한 자세를 취함으로써 소모적인 논쟁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집안 단속’의 의미도 담겨 있는 것 같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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