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386 초재선의원들 "개혁정신 어디 갔나?"

  • 입력 2000년 7월 3일 19시 01분


‘5·18 광주 술자리 파문’을 계기로 위축됐던 민주당내 386세대 초선의원 등 개혁세력들이 8월말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과 관련해 다시 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계기는 최근 잇따라 불거졌던 당내의 ‘불협화음’. 특히 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서영훈(徐英勳)대표 초청 초선의원 오찬모임에선 지난달 23일 권노갑(權魯甲)고문의 최고위원경선 출마선언 이후 당내에서 빚어졌던 ‘서대표 경질설 파동’ ‘권노갑-한화갑(韓和甲)연대론 공방’ ‘불공정 경선 시비’ 등에 대한 비판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송영길(宋永吉)의원은 이날 “일부에서 거론되는 것처럼 ‘줄 세우기식’ 불공정 경선은 없어야 한다”고 동교동계 구 주류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이재정(李在禎)의원도 “민주당의 창당정신은 개혁적 국민정당이었는데 지금 그 정신이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참신하고 전문적인 인물들이 (전당대회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당대회 경선이 ‘구 인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인 셈이다.

이희규(李熙圭) 임종석(任鍾晳)의원 등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당이 초선의원들의 의견과 고충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있다”고 지도부를 성토했다.

최근 장성민(張誠珉)의원의 선거사무장이 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사건도 이들의 ‘불만’을 촉발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

이종걸(李鍾杰) 김성호(金成鎬)의원이 이날 “장성민의원이 경쟁자의 음모를 제기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하는데 당 차원에서는 진상조사 등 대응책 마련이 부족한 것 같다”고 동정론을 편 것도 지도부에 대한 간접적인 불만표출인 셈.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장의원의 선거사무장 구속을 전후해 일부 초선 의원들에게 당 지도부로부터 ‘선거법 위반시비에 대해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주의전화가 걸려왔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물론 당 지도부는 이 같은 음모론을 일축하고 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지금 한 석이 아쉬운 판인데 음모로 특정인(장성민의원)을 당선무효시킨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초선 개혁세력들의 이날 비판에 대해 서영훈대표는 “전적으로 공감하며 앞으로 언로를 더 열겠다”고 밝혔다. 이들 개혁세력의 목소리가 향후 당 운영과 전당대회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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