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적십자회담 수석대표 환담록]

  • 입력 2000년 6월 27일 16시 27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최승철 북측 단장은 "뱃길을 돌아오느라 수고 많았다"며 건강을 묻자 박기륜 남측 수석대표는 "날씨가 좋고 파도가 높지 않아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 단장은 "평양에서 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지난 71년부터 29년,어언 30년인데 적십자가 뭘 했는가를 돌이켜봤다"고 말해 이번 회담에서 성과가 있을것임을 시사했다.

다음은 남북 수석대표간 환담내용.

▲최승철 북측 단장= 먼 길, 뱃길을 돌아오느라 수고 많았다. 단장과 수행원들의 건강은 괜찮나.

▲박기륜 남측 수석대표= 날씨가 좋아 괜찮았다. 파도도 높지 않았다.

▲최 단장= 건강하십니다. 단장은 지난 북남최고위급회담 때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에 와서 감회가 새로울텐데 감상이 어떤가.

▲박 수석대표= 평양이 계획도시여서 생각보다 좋았다. 깨끗했다.서울 공기는좋지 않은데 공기도 좋고 친절하게 반겨줘서 고마웠다.

▲최 단장= 괜찮았을 겁니다.

▲박 수석대표= 음식을 너무 많이 주더라. 배부르고 살도 쪘다.

▲최 단장= 많이 드시고 건강해지고 운동을 많이 하라는 의미로 좋게 받아 주십시요. 평양에서 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지난 71년부터 29년 어언 30년인데 적십자가 뭘 했는가를 돌이켜봤다.

▲최단장= 한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85년 예술단과 고향방문단 교환을 빼놓고는 한 일이 없는 것 같더라. 이번에 쌍방 수뇌가 역사적으로 마주 앉아 합의하고 사인한 공동선언을 어떻게든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윗 분의 뜻을 받들고온 겨례와 민족에게 기쁨을 주는 일이다. 박 선생이 지난 번(정상회담)수행도 했으니 기대가 크다. 쌍방 수뇌가 합의한 공동선언은 실질적으로 민족의 대경사이며 역사의 이정표다. 자주의 원칙에 합의했고 통일의 형식과 방법, 이산가족 방문 문제,비전향 장기수 송환 문제를 타결해야 한다. 윗 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뜻을 받들어 겨례와 민족에 기쁨을 줄 수 있도록 기꺼히 합심해 잘 하리라 기대한다.

▲박 수석대표=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동안 적십자회담이 1백여차례 열렸지만 (이산가족이) 방문한 것은 85년 밖에 없다. 이산가족들이 설레고염원을 하고 있는데 한 차례 밖에 되지 않아 아쉽다. 이번에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이산가족들에게 기쁨을 주자.

▲최 단장= 같이 노력합시다. 박 선생을 믿고 잘해 봅시다.

[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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