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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20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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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과거처럼 물샐 틈 없는 긴밀한 공조를 다시 살려내기에는 4·13 총선을 전후해 심화된 양측간 감정의 골과 상황인식의 괴리로 인해 좀더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JP는 박태준(朴泰俊)총리의 사퇴라는 ‘돌발변수’로 공조의 계기가 마련되자 지난달 22일 이한동(李漢東)자민련총재의 국무총리직 이동을 용인했으면서도 DJ와의 회동만큼은 계속 늦춰 왔다.
이 때문인지 JP와 자민련도 이날 회동의 성격에 대해 ‘남북정상회담 설명회’일 뿐이라고 애써 그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부부동반’의 형식까지 갖추면서 마련된 이 자리를 단순히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설명하고 JP의 조언을 듣기 위한 자리로만 보기는 어렵다.
한나라당에서도 벌써 ‘합당을 위한 수순밟기’가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JP는 일단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그는 “민주당이 합당으로 몰고 가려는 것 같은데 그건 안될 말이다. 외국에서도 정당연합을 하고 있지 않느냐”라는 말로 합당보다는 자민련의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더 강한 집착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JP는 이날 회동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민주당측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해 섭섭함과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간에 이뤄진 은밀한 대화나 이심전심(以心傳心)의 교감을 당장 가늠하긴 어렵다.
그러나 자민련측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이날 회동이 DJP간의 간극을 좁히고 공조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덧붙여 중요한 것은 남북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해빙분위기가 자민련의 운신의 폭을 넓혀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