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파격 의전]의장대 분열 "최고 예우"

  • 입력 2000년 6월 13일 19시 33분


‘왼쪽에는 북한의 실질적인 최고권력자인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 오른쪽에는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세워 놓고 북한 인민군의 행진을 지켜본다.’

한 의전전문가는 “13일 평양 순안공항 ‘깜짝 의전’의 하이라이트는 의장대의 분열이었다”고 말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김국방위원장과 함께 육-해-공군으로 구성된 의장대 사열을 마친 뒤 단상 위로 올라갔다. 김대통령은 김국방위원장과 김영남상임위원장 가운데에 서서 북한 특유의 절도 있는 걸음걸이로 행진하는 의장대의 분열을 2, 3분 지켜봤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측이 단상 위에 김국방위원장뿐만 아니라 ‘국가원수’인 김영남위원장도 함께 세운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분열을 지켜보는 순간만큼은 모든 면에서 김대통령이 북한 내에서 최고의 예우를 받는 위치에 있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의장대 사열은 국빈방문 행사의 주요 메뉴 중 하나지만 분열은 전세계적으로 의전절차가 간소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유럽 국가의 경우, 의장대 대신 군악대가 음악을 연주하며 행진하는 경우가 있을 뿐이다. 우리도 20명 정도의 도열병이 비행기 앞 양쪽에 서서 국빈을 맞고 200∼300명의 의장대가 사열을 받는 것이 전부.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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