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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13일 1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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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간은 도착 순간의 생중계를 포함,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방송 공동취재단의 조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기획통제실의 총사령탑.
특히 사상 처음으로 남북한이 ‘합작’으로 진행한 이번 정상회담 생중계 화면은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CNN방송 등 외국 언론에게도 제공되기 때문에 박주간은 단 한순간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KBS 보도국 통일부장 겸 국제주간인 박주간으로부터 이번 정상회담 방송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번 방북 취재진은 어떻게 구성됐나.
“방송 4사(KBS, MBC, SBS, YTN)가 공동으로 보도하는 풀(pool)제도로 모든 취재가 이뤄진다. 방북 취재진 50명중 신문 취재진 25명 외에 방송취재진은 방송 4사의 취재기자 6명, 카메라(ENG)맨 8명, 중계요원 10여명 등 25명으로 구성돼 있다”
―북한에서의 중계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기본적으로 두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생중계의 경우 남측에서 가져간 SNG(이동 생중계 송출장비)를 이용해 우리 무궁화위성으로 쏜 뒤 위성에서 다시 서울로 전송하게 된다. 녹화 프로그램의 경우 북한 방송장비로 일단 녹화한 뒤 인도양 상공의 인텔샛 위성을 통해 국내 각 방송사로 전송된다”
―이번 중계에 사용되는 북한측 장비는.
“취재 장비 품목에 바퀴달린 것은 일체 못가져가게 돼 있어 중계차를 가져갈 수 없었다. 이에 따라 북측의 중계차 시설을 이용했는데 우리 것보다 더 새 것이고 성능도 좋다고 해 만족스럽다. 중계차 운영은 북측 방송인이 맡는다. 우리측 중계요원의 지시를 우리 카메라팀 뿐 아니라 북측 방송인도 따르게 된다. 즉, 남북한 방송인들이 사상 처음으로 방송 중계를 공동 작업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남북한 방송의 방식이 다른데 이에 따른 문제는 없는가.
“우리는 NTSC방식을, 북한은 PAL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나 PAL을 NTSC로 전환하는 컨버터 장치가 있어 손쉽게 바꿀 수 있다”
―북한 방송인과 생중계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기술적인 문제는 전혀 없었다. 다만 방송용어가 달라 처음에는 낯설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줌인(zoom in)’ 이라고 하지만 북측에서는 ‘당기기’라고 하는 식이다. 하지만 같은 말을 하는 같은 민족인 만큼 몇 번 손발을 맞춰본 후에는 금새 적응했고 북측은 협조적이었다.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에 가려 있지만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의 방송진들이 사상 처음으로 함께 작업했다는 것도 큰 의미를 갖는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