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지명/각부처 반응]대체로 "환영" 경제부처 "관망"

  • 입력 2000년 5월 22일 19시 13분


이한동(李漢東)자민련총재가 22일 국무총리로 지명된 데 대해 정부 각 부처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이총리 지명자가 경제에 정통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총리실 관계자들은 이총리 지명자가 전임 김종필(金鍾泌) 박태준(朴泰俊)총리와 마찬가지로 자민련 출신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보였다.

총리실 관계자는 “공동정부의 복원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정부정책의 실행이 수월해지고 현정부 들어 높아진 총리실 위상에도 변화가 없지 않겠느냐”고 환영. 이 관계자는 “이총리 지명자가 88∼89년 내무장관을 맡았을 당시 호평을 받았다”며 “행정경험이 전무한 것이 아닌 만큼 내각을 통솔하는데 별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박 전총리는 정치색에서 탈피해 행정에 주력함으로써 경제현안 해결에 상당한 힘을 보태왔는데 새 총리지명자가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

한편 총리비서실 직원들은 20년의 정치경력을 가진 이총재가 총리로 취임할 경우 ‘인사태풍’의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남북정상회담 준비로 분주한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정상회담 추진에 있어 초당적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이총리 지명자를 적격으로 본다”고 환영. 한 실무자는 “31일 평양에 들어갈 선발대 30명은 총리가 발행하는 신분증명서를 휴대해야 한다”며 “총리의 공석을 걱정했는데 다행”이라고 언급.

외교통상부는 기대반 우려반. 한 당국자는 “이총재가 남북문제에 정통하다는 점은 마음이 놓이나 햇볕정책에 대한 그동안의 비판적 언급으로 미루어 정책 갈등이 우려된다”고 촌평.

○…경제관련 부처들은 금융구조조정 지연, 무역수지 악화 등으로 인해 ‘제2의 경제위기론’까지 나오는 시점에 경제와는 거리가 있는 이총재가 총리로 지명된 데 대해 다소 걱정하는 표정.

재정경제부 직원들의 반응은 ‘예상했던 일로 이해는 하지만 아쉽다’는 것이 주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정국안정이 필요한 게 사실이며 그런 측면에서 이번 총리 지명을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경제통이 아니라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언급.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총리지명자가 정치와 행정을 두루 섭렵한 인물인 만큼 행정부내, 그리고 당정간 의견조율에 주력하고 경제는 이헌재(李憲宰)재경부장관을 축으로 한 경제팀에 맡기지 않겠느냐”고 전망.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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