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총재경선/4人캠프 표정]

  • 입력 2000년 5월 14일 19시 29분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부총재가 14일 총재 경선 출마를 공식선언, 총재경선 구도는 ‘이회창(李會昌)대세론’을 앞세운 이총재에게 김부총재와 강삼재(姜三載)의원, 손학규(孫鶴圭)당선자 등 3인이 도전하는 형세로 구축됐다. 일각에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이총재가 우세를 보이는 상황이긴 해도 도전자 3인의 ‘투지’도 만만치 않다.》

▼이회창총재▼

이총재는 14일 경복궁 민속박물관의 스승의 날 기념전에 참석한 데 이어 15일에는 서울여고 일일교사로 나서는 등 경선 관련 움직임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총선 승리로 ‘이회창 대세론’이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섣불리 나서서 불공정 경선 논란을 부추길 필요가 없다”는 게 측근들의 얘기.

이총재는 총선 직후 전국 투어를 다니면서 사실상의 ‘정지작업’을 마친 상태. 25일 공식선거 운동 돌입 직전에 출마선언을 해도 1차투표에서 60% 이상 득표가 무난하다는 게 이총재측 분석.

다만 막판에 있을지 모를 비주류 3인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는 신경이 쓰이는 눈치.

이총재측은 선거운동 기간 전에는 전화접촉 등 소극적인 선거운동만을 하다가 선거운동 기간에 들어가면 영남권보다는 수도권과 충청 호남권을 집중 공략, ‘막판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방침.

‘결론은 이회창’이라는 구호를 앞세운 이총재측은 총재경선뿐만 아니라 부총재 경선에서도 자파 세력 확대를 위해 총력전을 펼 계획.

▼김덕룡부총재▼

김부총재는 14일 출마선언에서 “한나라당이 ‘특정인을 위한, 특정인에 의한, 특정인의 사당(私黨)’이 아니라 ‘당원에 의한, 당원을 위한, 당원의 공당(公黨)’으로 거듭 나야 한다”고 주장. 선언에서 드러나듯 김부총재측은 이른바 ‘이회창 사당화’에 대한 당내의 불만을 결집하고 이총재 식 ‘권위주의적 대세몰이’로는 차기 정권 창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방침.

김부총재측는 지난주초부터 여의도 ‘21세기 국가경영연구회’ 사무실에 캠프를 차리고 본격적인 대의원 접촉. ‘당내 비주류 최대 계파’를 자임하는 ‘DR(김부총재의 영문 이니셜)계’ 원내외 위원장 40여명(김부총재측 주장)은 이미 역할 분담이 된 상태.

지지기반 확대를 위한 거점은 수도권과 호남.

김부총재는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하루에 10명 안팎의 원내외 위원장들을 접촉 중. 한 측근은 “총재 경선에 나선 비주류 3자 연대를 모색하고 있으며 박근혜(朴槿惠)부총재 등과 러닝 메이트로 나서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면서 “이변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

▼강삼재의원▼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강의원은 과거 두 차례 사무총장을 지낸 경력을 밑천으로 대의원들과 저인망식 접촉.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하루 30∼40명씩 ‘맨투맨’ 전화접촉을 벌이며 지지기반을 넓혀간다는 전략.

이총재측의 견제를 의식해 원내외 위원장들과의 1대 1 면담은 ‘두더지작전’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 지역기반인 영남권 대의원을 1차 공략 타깃으로 설정한 뒤 외연을 넓혀간다는 방침. 별도의 선거 사무실은 내지 않은 채 국회 의원회관에 비서진 10여명이 상주하며 경선전략을 숙의하고 실무작업은 마산 회원 지구당 당직자들이 전담하는 이원화 체제로 경선캠프를 운영 중.

강의원은 차기 정권탈환을 위해서는 세대교체가 필수적이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한 표를 호소. 설사 당선은 못 돼도 최소한 2위를 차지, 비주류진영의 리더로 자리잡겠다는 게 내부 전략. 한 측근은 “이총재는 이미 전국투어를 마친 상황에서 우리는 대의원 명부도 손에 넣지 못했다”며 “불공정 경선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

▼손학규당선자▼

손당선자측은 참신하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내세워 차기 야권 주자로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

여의도 국회의사당 옆에 개인사무실을 낸 손당선자측은 조직과 자금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다양한 선거운동방식으로 이미지 차별화를 노리겠다는 계산.

특히 1억원으로 추정되는 총재경선 기탁금 마련을 위해 당원과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모금캠페인도 준비 중.

이와 함께 ‘스킨 십’을 위한 1대 1 접촉도 병행 중.

이미 경기도 지구당위원장들을 상대로 집중 지지호소 작업에 돌입했으며 15일부터는 전남 광주를 시발로 일주일간 전국을 한차례 순회할 예정.

또 비슷한 개혁성향의 부총재 출마자들과 제휴를 맺어 선거운동의 극적 효과를 높이겠다는 복안도 마련.

이를 위해 국회중심과 권력구조 재편, 당내 민주화 등 당 체질 개선방안을 집중 제기하며 젊은 대의원들에게 호소하겠다는 생각이다.

<박제균·정연욱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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