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YS 회동 양측표정]화해하는 자리―할말하는 자리

  • 입력 2000년 5월 8일 19시 47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간의 9일 만찬회동을 하루 앞둔 8일, 청와대 등 여권과 상도동측에서는 회동내용과 관련해 여러 가지 관측이 제기됐다.

▼與圈

○…청와대 관계자들은 DJ-YS 회동에 작지 않은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자칫 어렵게 만들어진 자리가 오해와 잡음 때문에 좋지 않은 모습으로 끝날까봐 극히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

관계자들은 우선 이번 회동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범국민적 지지확산과 두 사람간의 신뢰회복 등 두 가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임을 강조. 특히 김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YS의 지지발언과 함께 94년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의 경험을 듣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이들은 설명.

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은 이번 회동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전 현직 대통령 간의 ‘화해’가 국민의 정치불신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

○…청와대 참모들은 그러면서도 이번 회동을 ‘신 3김시대’와 연결짓는 시각이 대두되고 한나라당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의식, 더 이상의 의미부여를 경계. 국가원로자문회의 문제도 회동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쐐기.

그러나 한 관계자는 “김전대통령이 정치적 문제를 거론하면 김대통령은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오해를 풀 것”이라고 부연.

○…YS측 현안인 김현철(金賢哲)씨의 복권과 측근인 홍인길(洪仁吉)전의원의 사면문제에 대한 여권의 공식입장은 DJ-YS 회동과 전혀 별개라는 것.

그러나 최근 일부 여권인사들은 당뇨병 등 지병이 악화돼 구속상태에서 경희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홍전의원을 면회하는 등 관심을 표명. 특히 홍전의원에 대해서는 “97년 한보사건 관계자들이 모두 풀려났다는 점과 치부를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제는 선처할 때가 됐다”는 동정론이 무성. 현철씨 복권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가 여전히 팽배. 한 여권 관계자는 “현철씨를 사면한 뒤 얼마나 비난을 들었느냐”며 “일반인과의 형평성도 고려해 현철씨 복권은 성급하게 추진하면 안된다”고 주장. 하지만 여권 핵심에선 YS와의 관계 재설정 차원에서 ‘8·15’특사 때 현철씨 복권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적극론도 없지 않아 관심.

▼상도동

○…YS는 8일 김용태(金瑢泰)전대통령비서실장과 오찬을 하는 등 평상시와 다름없이 지내고 있다고 상도동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이 설명. 즉 회동에 따른 실무접촉이나 특별한 사전준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게 박의원의 설명.

박의원은 6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김전대통령은 94년 당시 김일성(金日成)주석과 정상회담을 준비했던 때의 각종 대처방안을 꼼꼼히 노트에 메모, 정리한 데다가 요즘 한창인 회고록 작업을 통해 발언내용을 정리해 놓은 상태”라고 부연.

○…그러나 YS측은 정치현안에 대해 할 말은 반드시 하겠다는 입장. 일부 측근들이 “부부 동반인 만큼 분위기가 부드럽지 않겠느냐”고 말하자 YS는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할 말을 못할 것 같으냐. 단호히 말할 것”이라고 핀잔을 주었다는 후문. 한편 YS는 현철씨 복권문제를 거론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쓸데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는 것.

<최영묵·이동관·정연욱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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