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사전준비 어떻게 하나

  • 입력 2000년 5월 1일 19시 08분


남북 정상회담 준비접촉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정부는 요즘 본회담에 대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위한 예행연습 준비에 여념이 없다. 김대통령이 남북문제에 해박하다해도 회담의 중요성에 비춰 철저한 사전 연습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상 시뮬레이션(모의훈련)으로 일컬어지는 예행연습은 김대통령이 김정일(金正日)북한국방위원장과 회담하는 상황을 상정하고 가능한 한 많은 ‘경우의 수’를 대입해 어떠한 상황 변화에도 차질없이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 우선 김대통령은 관련 부처에서 준비한 많은 보고서를 읽고 숙지해야 한다. 말하자면 기초 체력훈련인 셈. 김대통령은 이어 ‘개인교습’을 받는다. 여기에는 김국방위원장의 성격과 회담스타일 등을 잘아는 전문가들이 동원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황장엽(黃長燁) 전노동당비서와 같은 고위직 출신 탈북자들의 증언도 도움이 될 것이다.

김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김국방위원장 역할을 맡은 남측 북한 전문가와 모의 회담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김위원장이 ‘정전협정 당사국 문제’를 들고 나오면 어떻게 응수할 것인가, 평화통일의 3대 원칙 중 ‘자주’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면 또 어떻게 할 것인가 등에 대해 실제와 유사한 대비를 하게 된다.

모의훈련은 북한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루어질 것이다. 전 북한외교관 A씨는 “북한은 노동당 중앙위 산하의 통일전선부(부장 김용순·金容淳)에 소속된 ‘정황처리반’에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북한 역시 남한의 사회상 등에 관한 지식을 얻기 위해 오익제(吳益濟)씨와 같은 월북자들을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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