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자민련 총재회담]날씨등 얘기로 화기애애

  • 입력 2000년 4월 28일 19시 34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의 28일 청와대 오찬회담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청와대 본관 2층 백악실에서 이총재를 맞은 김대통령이 “날씨가 아주 좋은 것 같다”고 인사하자 이총재도 “날씨가 참 좋다”고 화답. 이어 김대통령이 “선거 때 고생 많았다”고 위로하자 이총재는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송구하고 면목이 없다”고 말했고 김대통령은 “선거란 다 그런 것”이라고 재차 위로.

또 이총재가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이 성공리에 이뤄져 김대통령의 홍복”이라고 덕담을 건넸고 김대통령은 “참 잘됐다”며 환한 웃음. 이후 두 사람은 산불 등에 우려를 표명한 뒤 배석자와 기자들을 내보내고 1시간10분 동안 단독 오찬회담.

○…회담이 끝난 뒤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김대통령의 구술을 받아 대화내용을 발표했고 이총재는 당사에서 기자들에게 회담분위기 등을 설명.

김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고 이총재도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약속. 특히 이총재가 “북한의 분위기가 폐쇄정책에 대한 본질적 변화로 보느냐”고 묻자 김대통령은 “그것까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지만 북한의 경제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하고 우리의 햇볕정책을 제대로 파악한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답변.

김대통령은 총선 결과 나타난 지역주의에 대해 “영남 도민들이 선거는 감정에 의해 선택하면서도 정부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조사에선 높은 지지율을 보여줬다”며 “평가는 이성적으로 하는 분들”이라고 설명. 또 이총재가 총선연대의 낙선운동에 대해 거론하자 김대통령은 “시민단체의 정치적 역할이 커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가 아니냐”고 대응.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회담 전 “여-여 공조복원은 총선민의를 왜곡하고 인위적 정계개편을 위한 신호탄”이라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엄포. 그러나 회담 합의문을 살펴본 뒤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은 “이면합의가 있었는지 의심이 가지만 합의문대로라면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는 반응.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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