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2차 실무접촉]"남북정상 두차례 단독회담"

  • 입력 2000년 4월 27일 18시 58분


남북한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단독 정상회담을 두차례 개최키로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27일 “정상회담 2차 준비접촉에서 김대통령과 김국방위원장 간의 단독정상회담을 적어도 두차례 이상 열어야 한다는 남측입장에 대해 북한측이 원칙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남측은 이와 함께 김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을 요청하는 원칙적인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으며, 앞으로 준비접촉을 통해 이 문제를 북측과 협의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한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남측 양영식(梁榮植)통일부차관과 북측 김영성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참사를 각각 수석대표로 한 정상회담 2차 준비접촉을 속개했다.

양측은 이날 5월3일 오전10시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3차 접촉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날 남북접촉이 끝난 직후 박재규(朴在圭)정상회담추진위원장은 “이번에 의전, 경호, 통신 등 실무절차뿐만 아니라 의제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며 “3차 준비접촉에서 남북이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차 준비접촉에서 북한측은 경호, 의전, 통신 등 실무절차에 대해서는 남측이 1차 접촉에서 제안한 사안을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알려져 3차 접촉에서 양측이 실무절차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수석대표는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 “북한측도 우리의 기본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북한측이 이산가족문제 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사이버 디지털시대에 부합하는 상황변화와 관련한 토의가 있었다”며 “이에 대해 쌍방이 생산적인 방향에서 대화를 하기로 했다”고 말해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위성통신 등 실무절차 현안이 남북 간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측은 이날 남측의 포괄적인 의제설정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서도 의제문제는 김대통령과 김국방위원장이 직접 협의할 여지를 남겨놓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져 향후 준비접촉이 주목된다.

한편 북한관영 중앙-평양방송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신속하게 남북정상회담 2차 준비접촉 소식을 보도했으며 “우리측 단장(김영성참사)은 정상회담의 실무절차 문제들은 모처럼 마련되는 이번 상봉과 회담이 새로운 신심을 안겨주며 ‘4·8 북남합의서’의 요구에 부합되게 정해져야 할 것이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영식기자·판문점〓공동취재단>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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