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총선] 4당 지도부 일문일답

  • 입력 2000년 4월 9일 20시 50분


여야 4당 지도부는 16대 총선 투표일 전 마지막 일요일인 9일 일제히 기자회견을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나라당과 자민련 민국당 등 야3당은 여권의 관권 금권 개입을 비난했으며 민주당은 한나라당 등이 무책임한 폭로로 경제위기를 조장한다고 반박했다. 자민련과 민국당은 민주당과 한나라당 양자 대결구도의 ‘틈새 노리기’에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한나라당 / 이회창총재

―여권의 부정 탈법이 심각하면 총선 보이콧까지 검토할 수 있나.

“‘3·15’ 부정선거도 이기붕(李起鵬)이라는 권력 하수인에 의해 저질러졌지, 대통령이 지금처럼 전면에 나선 일은 없었다. 김대중대통령은 여당의 선거사령탑을 맡아 정부 행정력과 국가 권력기관을 총동원, 여당 선거운동을 지원하고 야당 후보들에 대한 미행과 감시를 일삼고 있다. 이런 식의 선거운동이 계속된다면 선거가 의미가 없다는 점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오늘은 일단 김대중정권에 엄중히 경고하는 차원이다. 선거가 이렇게 된다면 총선 이후의 정국운영도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미리 배포된 연설문에는 김대통령이 ‘특정지역’ 중심의 장기집권을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는데….

“왜 그런 표현이 들어갔는지 이 정권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이총재는 이날 회견문을 낭독할 때 ‘특정지역’이라는 단어를 읽지 않았다. 측근들은 “지역주의 조장의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게 총재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민주당 / 김옥두선대본부장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발언 중 어떤 내용이 지역감정 조장 발언인가.

“이회창총재가 지역감정을 노골적으로 부추기면서 근거 없는 흑색선전을 계속하고 있다. ‘특정지역 정권연장 음모’ 운운한 게 그렇다. 집권 2년 밖에 안된 정부에 장기집권은 웬말이고 단임제 대통령에게 장기집권은 또 무슨 말인가.”

―야당은 여당이 금권 관권선거를 벌이고 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관권선거를 한 공무원이 한 명이라도 적발됐느냐. 아니면 여당후보로부터 돈 받았다는 유권자가 한 명이라도 있느냐. 단 하나의 증거나 증인도 대지 못하면서 총체적 부정선거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그래도 여당 프리미엄이 있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여당과 야당으로 보기 보다 구(舊) 여당과 구 야당으로 보는 게 옳다.”

―향후 선거전략은 무엇인가.

“야당의 허위사실 유포에 우리 당 후보들이 고전하고 있으므로 이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자민련 / 조부영선대본부장

―지역분할구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영남권을, 민주당은 호남지역을 싹쓸이하고 중부권을 놓고 싸우고 있다. 우리도 충청도민들의 각성과 결속을 촉구할 수밖에 없다. 자민련이 군소정당으로 추락하면 누가 충청권의 이익을 대변할 것인가.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한계가 있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의 ‘바람’이 어느 정도라고 보나.

“오만방자해서 유권자들이 싫어한다. 민주당이 충청권 공략을 위해 잠시 내세운 인물에 불과하며, 민주당의 내부구성상 절대 대통령후보가 될 수 없다. 일부 바람은 금권 관권선거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다.”

―선거기간 내내 자민련은 시민단체의 표적이 됐는데….

“이번 선거는 여당의 불법부정선거로 사상 유례 없는 추악한 선거가 되고 있다. 총선연대의 불법 선거운동이 묵인되고 주사파들이 민주화 투사로 둔갑, 이념적 혼돈을 불러왔다. 여당은 ‘북한특수’와 ‘베를린선언’ 등 남북문제를 선거에 악용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민국당 / 장기표선대위원장

―총선 전망은….

“민주당 한나라당 중 어느 당이 승리할 경우 정쟁만 더 심화될 것이다. 전국을 돌아다녀 보니 부산과 경북 경산 청도 등 곳곳에서 민국당의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최소한 지역구 30석을 기대한다.”

―전략지역은….

“영남권과 강원이다. 이들 지역의 부동층이 40% 가까운데 막판에 우리 당으로 쏠릴 것이다. 민국당 바람이 서울로 북상 중이다.”

―막판 선거전략은….

“지도부가 당선가능지역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조순(趙淳)대표와 함께 한두차례 더 부산을 방문, 지원유세를 할 것이다. 한나라당으로서는 김대중정권을 절대 종식시킬 수 없다는 점을 적극 홍보할 것이다.”

―영남권에서 이회창(李會昌)총재에 대한 공격이 효과가 있나.

“97년 대선에서 이회창씨가 대통령이 못된 것은 이인제(李仁濟)씨 때문이었다기 보다는 이회창씨가 아들 둘을 군에 보내지 않았기 때문임을 직시해야 한다. 영남권에서 ‘이회창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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