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권선거 그만" 민주-한나라 치열한 공방

  • 입력 2000년 4월 2일 21시 07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일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저마다 ‘나는 깨끗한데 네가 금권(金權)선거를 벌이고 있다’면서 온종일 험악한 입씨름을 벌였다.

▼"대규모 자금살포에 우려"▼

○…한나라당은 그동안 민주당이 제기한 ‘전국구 돈공천’ 의혹으로 여러 차례 시달린 탓인지 이날은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직접 나서서 “벌써부터 대규모 자금살포와 같은 금권선거 후유증으로 인한 물가불안 등 총선 후 경제불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며 민주당의 돈선거 의혹을 제기.

한나라당은 이어 ‘전국구 돈공천’ 의혹과 관련, “돈공천의 원조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라며 역공. 이원창(李元昌)선대위대변인은 “민주당은 과거 자기들이 돈공천했던 추잡한 경험에 비추어 엉뚱한 뒤집어씌우기를 하고 있다”고, 장광근(張光根)선대위대변인은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대기업들에 후원금을 수억원씩 강제로 할당, 정치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주장.

○…그러자 민주당 김한길 선거대책위대변인은 이날 “한나라당이야말로 오랜 정경유착으로 형성된 부를 이용한 선거를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반격. 김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지역구 및 전국구 공천 과정에서 수십억원대의 뒷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국구 후보 중 S, S, K씨 등의 뒷돈 의혹이 밝혀져야 한다”고 부연.

▼"공천 뒷거래 의혹 밝히라"▼

장전형(張全亨)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은 역대 어느 야당도 감히 꿈꾸지 못했던 금권선거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부산의 한 후보는 다른 당 후보에게 500만원을 건넸다가 당국에 고발당했고 충북의 한 후보는 부인과 운동원들이 주민들에게 현금을 살포하다 선관위에 두 차례나 적발됐으며 경기의 한 후보는 입당원서를 받아오는 대가로 10만원씩 지급해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등의 사례를 거론.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