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추가공천 안팎]분란 공포 '불끄기 공천'

  • 입력 2000년 2월 25일 23시 41분


“이젠 공천분란이라면 지긋지긋하다.”

25일 발표된 한나라당 공천 보류지역 심사에 관여한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당내 분란을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마산-합포 이만기씨 탈락▼

경남 마산-합포의 이만기(李萬基)공천자를 김호일(金浩一)의원으로 바꾼 게 단적인 사례. 김의원은 18일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을 폭행까지 가했으나 이번에 공천을 받았다. 당관계자는 “김의원이 하총장에게 사과한 데다 분란 소지를 줄이고자 하는 의도가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개석상에서 고위당직자를 폭행한 사람에게 공천을 준 것은 공당의 기강상 있을 수 없다는 지적도 많다. 막판 뒤집기를 당한 이만기교수는 “발로 차니까 바꿔주면 나도 가서 집어 던지면 되겠구만”이라며 황당해 했다.

▼단식농성 백영기씨 구제▼

당사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던 백영기(白榮基)서울도봉을위원장이 공천자로 발표됐던 유인태(柳寅泰)전의원을 밀치고 공천을 받은 것도 ‘우는 아이 젖 주기’가 아니냐는 지적. 교체설이 돌았던 서울 광진을의 유준상(柳晙相)전의원이 공천을 받은 것도 파열음을 줄이고자 하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것.

반발을 샀던 부산 서구의 이상열(李相烈)공천자를 정문화(鄭文和)의원으로 교체한 것은 예고됐던 일.

그러나 이씨는 당의 교체방침에 불복, 빠른 시일내에 당무정지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법적 정치적 대응을 불사할 태세여서 새로운 공천 분란의 불씨가 될 조짐.

부산진갑의 정재문(鄭在文), 강원 속초-고성-인제-양양의 정재철(鄭在哲)의원이 공천을 받은 것도 당초의 ‘공천개혁’에서 ‘현상유지’로 선회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개혁공천을 주장했던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듯.

▼용인을 김본수씨로 확정▼

경기 용인을에서 김본수(金本洙)분당본병원장과 경합했던 구범회(具凡會)부대변인이 탈락된 것도 구부대변인이 총재측근으로 알려진게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도현(金道鉉)전문체부차관이 서울 강서갑에 공천된 것은 서울 성동을 이세기(李世基)의원에게 ‘양보’한 데 따른 배려라는 전언. 서울 종로의 정인봉(鄭寅鳳)변호사 공천은 ‘대안부재론’에 따른 것. 김홍신(金洪信)의원의 출마가 거론됐던 종로 지역구의 공천자가 확정됨에 따라 선대위 공동대변인은 김홍신 김영선(金映宣)의원으로 정리됐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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