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공천 내분]마음 다잡는 李총재 "그래도 갈길 간다"

  • 입력 2000년 2월 20일 23시 35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0일 오전 공천분란 소용돌이에도 불구하고 명동성당 미사에 참석했다. 이총재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명동성당이나 아산 현충사를 찾곤 했다. 측근들은 이총재가 공천 후유증을 정면돌파하기에 앞서 “각오를 다졌다”고 전했다.

이총재는 이날 옛 민주당계인 강창성(姜昌成)부총재를 비롯해 부총재와 고문들을 잇따라 만났다. 이총재는 낙천의원들과 공천에 불만을 품은 인사들에게도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 또 이날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를 YS에게 보내 공천 배경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그러나 이총재측은 불만인사들을 설득하되 계속 반발할 경우 정면 돌파해 나가기로 방침을 정했다. 맹형규(孟亨奎)총재비서실장은 20일 당사에 나와 ‘개혁공천’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하고 이총재의 의중을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이총재의 사당(私黨)식 공천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황영하(黃榮夏) 유경현(柳瓊賢)씨 등 총재의 측근들이 공천에서 배제됐다. 국민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개혁적이고 좋은 사람들을 영입한 것을 ‘자기 사람을 심으려 한다’고 몰아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김윤환(金潤煥) 이기택(李基澤)고문 등의 반발이 확산되는데 대책은….

“그분들이 사감(私感)에 의해 결과적으로 여당을 도와주는 일을 하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그 쪽에서 신당창당도 거론하고 있는데….

“그렇게까지는 안갈 것이다. 그게 누구 좋은 일인가.”

―공천을 재심의할 수도 있는가.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번복하려면 이렇게 공천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새정치를 향한 대도(大道)를 계속 걷겠다는 것이 총재의 입장이다.”

<김차수기자> 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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