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화제 7선]'李會昌식 깜짝쇼' 연출

  • 입력 2000년 2월 18일 19시 23분


한나라당이 18일 예상을 뛰어넘는 ‘대폭 물갈이’를 단행한 공천자 명단을 발표하자 당직자들조차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이회창 식 ‘깜짝쇼’〓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가 ‘현역기득권 지키기’를 공개 비판하는 등 논란이 벌어지는데도아무말 하지 않고 잠자코 있던 이총재는 17일 밤 공천심사위에 ‘개혁공천’ 구상을 전달, 대폭 물갈이 ‘깜짝쇼’를 연출했다. 이는 물론 낙천자들의 반발로 일이 헝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

▽눈엣가시 중진 배제〓평소 이총재 체제에 거의 사사건건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던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과 이세기(李世基)의원 등이 결국 낙천의 고배를 들었다. 신부의장은 상도동측 입장을 대변했다는 점이, 이의원은 이총재의 포용력 부족을 공개 비판해 밉보인 대목.

▽충성심에는 보상〓고흥길(高興吉)총재특보 진영(陳永)변호사 등 측근들과 유종수(柳鍾洙) 백승홍(白承弘) 권철현(權哲賢)의원 등 평소 강한 충성심을 보였던 의원들은 무난히 공천경쟁에서 승리. 엄호성(嚴虎聲)변호사는 총풍 세풍사건의 변호인.

▽여성 배려〓박근혜(朴槿惠)부총재가 대구 달성에 재공천됐고 전국구의원 3명이 뜨겁게 경합을 벌였던 경기 고양일산갑에는 오양순(吳陽順)의원을 낙점. 또 서울 동대문갑에는 미스서울 출신인 한승민(韓承珉)경제학박사, 서울 도봉을에는 양경자(梁慶子)전의원, 전북 전주 덕진에는 허남주(許南柱)씨를 공천하는 등 5명을 지역구 출마자로 확정.

▽이부영계 약진〓이부영총무가 현승일(玄勝一)전국민대총장 김도현(金道鉉)전문화체육부차관 등을 밀어붙여 공천을 따냈고 고진화(高鎭和)전성균관대총학생회장 정태근(鄭泰根)전연세대총학생회장 등 386세대를 심는데도 성공. 반면 김윤환(金潤煥)고문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와 김덕룡(金德龍)부총재계는 거의 몰락.

▽구 민주계 선별구제〓신상우부의장과 정재문(鄭在文)의원이 탈락했고 최광(崔洸)전보건복지부장관 김우석(金佑錫)전내무장관 황병태(黃秉泰)전의원 등 YS 측근인사들도 배제. 그러나 강삼재(姜三載) 박종웅(朴鍾雄) 김무성(金武星)의원과 김광일(金光一)전대통령비서실장 등을 선별구제, YS와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겠다는 의중을 표출.

▽신 실세 부상〓이총재의 핵심측근인 윤여준(尹汝雋)총선기획단장과 정태윤(鄭泰允)총선기획단부단장 금종래(琴鍾來)총재비서실차장 등이 이번 공천 준비과정에서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실세로 부상.

<김차수기자> 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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