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더니 역시나…" 통폐합지역 의원들 한숨

  • 입력 2000년 2월 9일 20시 01분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8일 자정. 지역구 인구 상하한 9만∼35만명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자 지역구가 통폐합된 현역의원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선거법 개정안의 국회처리 과정에서 선거구 획정위의 결정이 뒤집힐 수도 있다며 걸었던 일말의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동교동계의 최재승(崔在昇)의원과 이협(李協)의원이 맞붙게 된 전북 익산은 ‘DJ 측근 물갈이 설’이 나오면서 최의원측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형편. 전북 고창-부안의 김진배(金珍培)의원은 당내 새 인물 영입작업을 주도해 온 정균환(鄭均桓)의원과 공천경합을 벌이게 되자 초조한 기색이 역력.

전남 목포-신안은 목포와 신안-무안으로 재편돼 김홍일(金弘一·목포) 한화갑(韓和甲·신안-무안)의원은 ‘불편한 대결’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무안의 배종무(裵鍾茂)의원이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큰 실정. 충남 연기의 자민련 김고성(金高盛)의원은 인구가 5만여명 많은 공주시(자민련위원장 정진석·鄭鎭碩)에 통합되자 낙담한 표정.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측은 “진주가 인구 34만1000여명으로 다른 데는 몰라도 진주만은 통폐합을 면할 줄 알았다”며 아쉬운 표정. 대구 서구는 한나라당의 강재섭(姜在涉) 백승홍(白承弘)의원 중 강의원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는데 백의원은 “서구가 안되면 대구의 다른 지역이라도 달라”고 당 지도부에 간청.

▼성명서 돌리며 공천 호소▼

한나라당 김일윤(金一潤)의원과 맞붙게 된 경북 경주의 한나라당 임진출(林鎭出)의원은 9일 ‘현역 여성의원의 지역구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돌리며 공천을 호소. 경북 구미에서는 민자당에서 한솥밥을 먹던 한나라당 김윤환(金潤煥), 자민련 박세직(朴世直)의원 등 중진 대결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이 지역 출마를 저울질했던 김관용(金寬容)구미시장이 뜻을 접기도.

한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서울 송파 갑 을 병 3개 지역구가 2개로 줄어들자 송파갑 주민들에게 밝힐 지역구 불출마의 변을 작성토록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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