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 스케치]여야 'TJ총리' 치열한 설전

  • 입력 2000년 1월 7일 19시 53분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는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국무총리 기용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먼저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의원이 나서 “박총재를 총리로 임명하면 공명선거를 기대할 수 없다”고 공격했다. 공동여당의 한쪽 총재를 총리로 앉히면 팔이 안으로 굽듯 ‘편파 행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김의원의 논리다. 김의원은 특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야당시절 선거 때마다 중립내각 구성을 촉구했으면서도 여당이 되니 공동여당의 한쪽 대표를 총리로 앉히겠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힐난.

이어 한나라당 백승홍(白承弘)의원도 “박총재가 총리가 되면 여당의 영남권 선대본부장을 맡게 될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박총재가 총리 지위를 이용해 영남 지역을 돌아다니며 온갖 장밋빛 공약을 남발해 국민들을 현혹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자민련의 김고성(金高盛) 이재선(李在善)의원이 나서 “야당이 터무니없는 이유로 박총재를 인신공격한다”며 반박했다. 이들은 “포철 신화의 주인공인 박총재는 60,70년대 조국 근대화의 기수로 봉사해 온 지도자”라며 “공동정권 출범 때 국민에게 약속한대로 총리직은 자민련이 맡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의 조홍규(趙洪奎) 김경재(金景梓)의원도 “야당 주장도 일부 일리가 있지만 과민하게 생각하지 말라”면서 박총재를 옹호했다. 김의원은 “총리 인선을 수뇌부 몇사람이 안방에서 정할 수 있느냐”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박에 “국민과의 약속이니 너그럽게 이해해 달라”며 이해를 구했다.

박총재는 이날 이같은 논란을 예상한 듯 본회의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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