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圈 합당무산 반응]"총선 어려워…" "독자성 찾아"

  • 입력 1999년 12월 22일 18시 30분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합당 반대’표명 이후 국민회의는 실망한 표정이 역력한 반면 그동안 합당여부를 둘러싼 논란으로 어수선했던 자민련은 오랜만에 분위기가 정리되는 모습이었다.

○…국민회의 내에선 기대했던 합당이 무산돼가는데 대한 실망과 함께 “합당을 하지 않으면 총선이 어려워진다”는 걱정이 무성.

한 고위당직자는 22일 “자민련의원들이 47명이나 합당반대에 서명했는데 김총리가 이들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DJP 간 대화 진전과 관계없이 사실상 합당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고 걱정.

또다른 당직자는 “자민련이 국회의원직 유지에 급급한 것 같다”며 “합당 같은 결단을 내리려면 대권쟁취와 같은 절실한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김총리는 그게 부족한 것 같다”고 김총리의 ‘성격’을 거론.

국민회의와 민주신당 일각에선 “합당이 아니면 연합공천도 의미가 없다”며 “차제에 자민련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독자적인 총선체제로 들어가야 한다”는 강경론도 대두.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자민련과의 공조를 계속한다는 전제 아래 합당문제에 대해서도 아직 실망하긴 이르다는 입장.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이날 “자민련과의 공조를 계속한다는 원칙 하에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총리가 여러 말씀을 할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도 “DJP 간에 아직 합당논의가 없었던만큼 계속해서 진지하게 얘기할 것으로 본다”며 합당문제가 끝난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

○…자민련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은 이날 “김총리가 귀국 기자회견에서 합당을 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뜻을 밝힌 어제(21일)는 근거없이 떠돌던 합당론의 장례식날”이라고 강조.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은 “이제 합당논란은 깨끗이 해소됐으며 자민련은 독자성과 정체성을 갖고 독자총선 체제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

그러나 그동안 합당에 긍정적이었던 수도권 의원들은 함구로 일관.

이날 박태준(朴泰俊)총재 주재로 열린 당무회의에서도 합당 관련 발언이 일절 나오지 않는 등 모처럼 일사불란한 분위기.

〈윤승모·송인수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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