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중진들 "우리가 받은 돈은 舊與의 10%수준"

  • 입력 1999년 12월 17일 19시 23분


천용택(千容宅)국가정보원장의 ‘DJ 정치자금’ 발언으로 홍석현(洪錫炫)중앙일보회장과 삼성의 ‘정치자금 제공’문제가 정치쟁점으로 떠올랐다.

홍회장은 97년 11월14일 정치자금법 개정 이전과 이후 적어도 두차례 이상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정치자금을 가져왔다는 게 천원장의 ‘설명’이다.

법 개정 이전의 것은 받았으나 이후의 것은 “법 위반이기 때문에” 돌려보냈다는 것. 중앙일보측도 “홍회장이 법 개정 전에 기업인의 돈을 전달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홍회장과 삼성은 왜 김대통령에게 정치자금을 갖다주었을까.

중앙일보 관계자는 “지난번 세풍수사 때 삼성그룹이 한나라당에 돈을 준 내용 일부가 밝혀진 바 있지 않느냐”며 “여야 모두에 보험 차원에서 어느 정도 정치자금을 줬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 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 등은 “대선 때 중앙일보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의 관계를 고려하면 우리에게 준 돈은 보험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한다.

홍회장이 김대통령에게 전달한 정치자금 규모와 성격에 대해서는 양자 모두 “보험용인데 얼마 되겠느냐”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여권 안팎에선 삼성이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에 ‘거액’을 제공했다는 설과 함께 “야당에 준 것은 많아야 그 10분의1”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언론사 사주가 정치자금 전달역을 맡은 배경에 대해 중앙일보측은 “당시는 중앙일보가 삼성그룹에서 분리되기 이전이어서 정치권과 교분이 있는 홍회장이 자금 전달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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