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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5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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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국민회의 의원들이 “국회에서 근거도 없는 ‘정형근(鄭亨根)식 괴문서’를 낭독하느냐”며 속기록 삭제를 요구, 회의가 열리자마자 정회하는 소동을 빚었다. 곧이어 속개된 회의에서 이번에는 국민회의 장영달(張永達)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어제 한나라당 부산집회에서 ‘빨치산식’ ‘공산당식’ 운운하는 망언이 나왔는데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이 빨치산이라면 대한민국이 빨치산식으로 운영되는가. 야당의 발언인지 적성국가에 나온 발언인지 의심스럽다”고 흥분했다. 그는 “국방부장관은 그러한 국군통수권자의 명을 받아 어떻게 군을 운영하는지부터 답하라”고 조성태(趙成台)장관을 다그쳤다.
조장관은 이에 “대통령은 군의 최고통수권자이며 군은 통수권자의 명에 따라 국가방위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이어 국민회의 안동선(安東善)의원이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우리는 군사정부와 싸울 때도 대통령에게 그렇게 험한 말은 안했다. 한마디로 미친 × 얘기”라고 가세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퇴장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결국 ‘맹물전투기’의 ‘맹’자도 나오지 못한 채 이날 국방위는 유회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