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총무, 특검제 싸고 원색적 혈전

13일 오후 여야 원내총무간에 원색적인 설전(舌戰)이 벌어졌다. 무대는 국회의장실. 이 자리에는 특별검사제 법안의 막판 협상을 위해 여야 3당 원내총무와 법사위 간사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오후2시15분 협상을 시작한 지 20분 남짓 지나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와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 간에 말싸움이 벌어졌다.

먼저 박총무가 “내가 명색이 총문데 이 ××이…. 나이도 어린데 그러면 안돼”라며 흥분했다.

이에 이총무가 “나 정치 안해, 이 ××아. (법무부장관 경력을 상기시키며)지금 검사들 데리고 총무회담하는 거냐”며 맞받아친 뒤 “운영위원장 표결에서 148표 밖에 못받은 것은 당신의 그런 처신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고성이 오가는 도중 재떨이로 책상을 내리치는 듯한 소리도 회의장밖으로 흘러나왔다. 이총무는 끝내 분을 참지 못한 채 “네가 사정한다고 사람 잡아갈 때부터 알아봤어. 이부영이도 죽여봐”라며 의장실문을 박차고 나왔다. 협상시작 후 30분만이었다. 막말을 주고 받은 것이 면구스러웠던 듯, 박총무측은 “당초 특검제법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해놓고서도 이를 뒤집는 바람에 신경이 곤두섰었다”고 해명했다. 이총무도 이말을 전해듣고 조금은 성이 가라앉는 모습이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