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金대통령 재신임투표』거듭 요구

  • 입력 1999년 7월 22일 19시 13분


한나라당은 22일 국회에서 ‘DJP 내각제 대국민 사기 규탄대회’를 열어 연내 내각제 개헌 약속파기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내각제 개헌을 약속하고 당선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내각제 약속을 파기하는 등 한심스러운 작태 때문에 국가의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총재는 이어 “우리당은 지난 대선 때도 내각제에 반대했고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내각제 문제는 김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 두사람이 밀실에서 어물어물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면서 김대통령에 대한 재신임투표를 거듭 요구했다.

이어 황낙주(黃珞周)전국회의장은 “DJP 두사람의 말이 시간마다 다르다”면서 “두 사람의 노욕 때문에 우리나라는 신뢰의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박명환(朴明煥)의원도 “IMF위기 때 내각제 공약을 해놓고 이제 와서 경제가 어려워 내각제를 포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김총리의 내각제 연내 개헌 포기와 관련해 시중에는 차기 대권보장설, 자민련 내 반발 무마용 자금제공설, 내년 총선 공천 지분보장설 등이 나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내각제 사기극으로 현 정권의 존립근거가 상실됨에 따라 대통령은 재신임을 묻고 총리는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규탄대회에도 불구하고 여권의 신당 추진 움직임이 가속화하면서 한나라당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국민회의가 전국정당화 명분을 내세워 한나라당 의원 빼가기를 시도하고 있는 게 분명하지만 여권이 영입대상으로 삼고 있는 의원들에 대한 집안단속 이외에는 뚜렷한 대응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권이 주장하는 이른바 ‘α’와 관련, 당지도부는 이를 공론화할 경우 내부 분란이 가속화된다는 입장인 반면 초재선 강경파 의원들은 공론화를 통한 ‘응징’을 주장하는 등 난기류 양상마저 나타나는 형편이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당이 자체적으로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이 신당 창당 총책임자로 ‘α’ 영입에 주력하고 있고 이강래(李康來)전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시민단체와 재야세력 영입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대변인은 이어 “청와대는 시내 모호텔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실무지원을 하고 있다”며 “이로 미뤄 자민련 내부사정이 진정되면 당초 목표대로 정기국회 전에 거대신당을 창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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