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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3일 2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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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는 3일 개표결과 서울 송파갑과 인천 계양―강화갑에서 모두 패하자 초상집 분위기. 당지도부와 당직자들은 특히 전통적 강세지역인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참패를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모습.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고급옷 로비의혹사건’에 잘 대처했더라면 계양―강화갑은 해볼만 했었는데…”라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선거패배의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 걱정의 목소리가 많았다.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은 “선거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며 민심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겠다”면서 “앞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피부에 와닿는 정치를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인천 계양―강화갑의 국민회의 송영길(宋永吉)후보사무실은 오후6시 방송사 출구조사결과가 발표되자 침울한 분위기. 한 운동원은 흥분한 목소리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김태정(金泰政)법무장관을 살리기 위해 송영길후보를 버렸다”면서 ‘옷사건’ 파문에도 불구하고 전날 김대통령이 김장관 유임방침을 밝힌 조치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2일 옷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양후보간 지지율격차가 1%까지 좁혀졌는데 수사결과 발표 이후 다시 벌어졌다”면서 아쉬움을 표시.
○…자민련은 이날 오후6시 방송사 출구조사결과 송파갑의 자민련 김희완(金熙完)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에게 20%포인트 이상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침통한 표정으로 패배를 자인.
박태준(朴泰俊)총재는 김후보 사무실에서 “최선을 다했으니 여한이 없다”면서도 “플러스 요인 보다는 마이너스 요인이 많았다”고 아쉬움을 토로. 박총재는 이어 김후보의 어깨를 두드리며 “‘칠전팔기(七顚八起)’라는 말도 있는데 자네는 이제 ‘삼전(三顚)’ 아닌가”라며 “아내와 아이들에게 기죽은 모습을 보이지 마라”고 격려.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은 “‘옷 사건’의 영향이 가히 원자폭탄급이었다”면서 “하필이면 투표 전날 검찰 수사발표와 김장관 유임 결정이 내려져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하소연.
○…한나라당 이회창후보는 이날 저녁 송파갑 선거사무실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저녁 TV뉴스에 나온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희색이 만면.
이후보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배석한 당직자들과 선거운동원들이 고함을 지르며 박수를 치는데도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애써 웃음을 참기도. 이에 앞서 이후보는 시내의 한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며 ‘6·3’재선거 이후 정국을 구상.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고급옷 로비의혹사건’에 대한 수사결과가 선거 직전에 있었던 게 천만 다행”이라며 웃음. 특히 접전이 예상되던 인천 계양―강화갑에서도 낙승(樂勝)을 거두자 “이 정도면 김장관이 물러나야 할 분명한 이유를 알게 될 것”이라고 느긋한 표정.
〈박제균·공종식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