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盧-YS 돌출행보]전직대통령 3人 무얼 노리나?

  • 입력 1999년 5월 19일 19시 39분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대구 서을)의원은 19일 낮 대구에서 문희갑(文熹甲)시장을 비롯해 구청장 시의회의원 등과 단합대회를 가지면서 ‘작심한 듯’ 전직 대통령들을 겨냥했다.

“전직은 말 그대로 전직이다. 국론 통일에 앞장서야 할 분들이 정치현안이라는 현안은 모두 언급하면서 2파전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전직 대통령들이 모두 ‘색맹’이고 ‘주막강아지’면 국민은 뭐냐. 더구나 나름대로 지역기반을 가지고 있는 전직들의 그런 행동이 만약 현정권의 이른바 ‘동진(東進)정책’과 연계돼 있다면 돌아올 것은 지역분열과 갈등뿐이다.”

좌중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두고 항간에선 ‘전직들의 대란(大亂)’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관심은 이 대란이 어디까지 갈 것이며 과연 김대중(金大中)정권의 향후 정국구상과 어떤 함수관계에 놓여 있느냐 하는 것이다.

월간조선과의 인터뷰 및 육성회고록을 통해 “김영삼전대통령의 국정운영능력을 의심했으나 달리 대안이 없어 후계자로 만들게 됐다”며 전전대통령과 함께 김전대통령을 폄훼한 노전대통령의 발언은 어떤 전략적 구도하에서 이뤄진 것은 아닌 듯하다.

그러나 전전대통령이나 YS는 다르다. 물론 두 사람의 행태 저변에는 명예회복까지 노린 ‘은원(恩怨)의 정치’가 깔려 있다. 문제는 이런 행태가 지역감정문제와 결부돼 있다는 점이다.

YS의 한 핵심측근은 “97년 대선 때 이인제(李仁濟)후보가 얻은 5백만표 중 2백만표는 YS표 아니냐”고 말했다. 전전대통령측의 강민창(姜玟昌)전치안본부장은 “우리가 나가면 7,8명은 당선을 자신한다”고 했다. 모두 대구 경북(TK)이나 부산 경남(PK)의 지역기반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실제로 PK지역에서는 김대중대통령의 동진정책, 5공 신당 움직임 등이 오래 전부터 추진돼온 ‘TK연합―PK고립’ 전략의 일환이라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YS와 전전대통령의 움직임이 DJP진영이 구상하고 있는 총선 이후 정계개편과 내각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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